“어린 소년이 좁은 길을 따라 큰말을 몰고 가면서 방향을 바꾸려고 할 때마다 채찍질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동물이 자신의 힘을 깨닫기만 한다면 인간은 동물을 지배할 수 없을 것이며,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는 방식이 부자들이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1945년 출간한 소설 ‘동물농장’의 배경을 농장으로 한 것에 대한 조지 오웰의 설명이다. 오웰은 소설을 통해 스탈린으로 인해 변질된 공산주의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동물농장’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반공 소설 정도로 읽히고 있지만
2009년 1월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고교 여자농구 대회. 명문 사립학교 코베넌트 스쿨과 특수학교 댈러스 아카데미 경기가 열렸다.휘슬과 함께 코베넌트 스쿨의 맹폭이 시작됐다. 4 쿼터 32분 내내 코베넌트 선수들이 폭죽 터뜨리듯 골을 넣었다.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으로 구성된 댈러스 아카데미는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 패스나 드리블은 시도조차 못 했다. 결과는 100대 0.반전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코베넌트 스쿨 카일 퀼 교장은 농구 감독을 즉각 해임했다. 그리고 댈러스 아카데미를 찾아가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승리는 아름다워야
지난 2017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두 차례 지진이 지열발전 사업을 하다가 일으킨 것으로, 국가와 관련 기업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소송에 참여한 포항시민 4만7000여 명이 200만~300만 원의 정신적 피해보상(위자료)을 받게 됐다. 포항 지진피해 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내년 3월 20일까지여서 추가 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지진 당시 포항시 인구 51만 명을 감안하면 소송 위자료 총액이 1조5000억 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 한다.1983년부터 집단소송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는 미국은 집단소송제가 가장 활
2013년 4월 24일 노원병 보궐선거.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0.5%란 경이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를 더블 스코어로 눌렀다. 노회찬 임채정 홍정욱 등 기라성 같은 의원도 누리지 못한 득표율이었다. 언론들이 바빠졌다. 정당지지율 조사에 들어갔다. 태어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새누리당과 비슷했고 민주당의 3배였다. 여론이 흥분했다. 이 추세가 1년간 이어지면서 안 의원이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2014년 2월 17일 더디어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연합’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창단준
“정부가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복지재정을 절감하기로 한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 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2015년 4월 8일 국회 본회의장.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란 문제의 폭탄 발언이 터진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이 복지를 추진하다 세수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며 정부를 맹공했다. 귀를 의심케 했다. 야당 의원이 아니라 그것도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선거 공약’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 파동
정치무대는 수단과 절차보다 목적과 목표가 앞서고 당리당략이 판을 치는 이기주의 현장이다. 그래서 정치판을 ‘피 흘리지 않는 전장(戰場)’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의회정치가 제대로 뿌리 내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해와 양보, 타협이라는 3가지 덕목을 통해 서로 이해가 대립 되는 쟁점 현안들을 원만하게 풀어간다.루이13세 때 재상 리실류는 “정치는 말과 돈이 전부다”라고 했다. 정치인이 뱉는 말 가운데는 천사만고(千思萬考)의 고뇌를 거친 정곡을 찌르는 말이 있고, 헝클어진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는 쾌도난마(快刀亂痲)가 있다. 이에 반해 국
반려견에 물리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드러나는 것만도 매년 2000여 건에 이른다. 하루 6건꼴이다. 지난 5일 오후 경북 성주의 한 농촌 마을. 길 가던 60대에게 개가 갑자기 덤벼들었다. 놀란 피해자가 손으로 막으려다 결국 개에게 물려 손가락이 절단되고 말았다. 지난달 경북 칠곡군 가산면에서는 70대 여성이 자신이 기르던 반려견에 물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중세 유럽에서도 동물이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잦아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동물을 정식재판에 넘겨 처벌했다. 동물도 의식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
세계 연어 시장의 절대 강자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피오르드(fjord)라는 천연 방어벽과 빠른 해수의 흐름 때문에 바다가 깨끗해서 질 좋은 연어가 생산된다. 장장 2만8953㎞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750개 만에서 고품질 연어를 생산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노르웨이는 1970년 해상에 그물을 쳐 연어 양식을 처음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연어 양식은 노르웨이 중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노르웨이 양식 연어 생산량은 세계 1위로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연어는 석유, 광물자원과 함께 노르웨이의 3대 수출자원이다. 연어
“운동권은 어느새 부패한 기득권층이 되었지만 여전히 자기들은 진보 운동을 한다는 환상에 빠져있다. 이 착란은 ‘나를 지키는 게 곧 운동의 대의를 지키는 것’이라는 독선으로 이어진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교수는 저서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에서 “무능하나 순결했던 진보는 어느새 유능하나 부패한 보수로 변신했다”고 질타했다.‘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신랄하게 공격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였다.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
“경쟁력 있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이 수도권 험지에 많이 와야 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영남권 중진 차출론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데 수도권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영남 중진이 있기는 한가. 김기현 대표(울산 남을)마저 종로 출마를 저울질하다 불출마로 기울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윤심’의 핵인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도 뒤를 따를 것이란 예상이다. 그만큼 두려운 길이다. 운동권 출신인 3선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 갑)이 유일하게 손을 들었다.경북 대구는 어떨까. 본선은 고사하고 예선 통과조차 힘들다. 지난 총선에서
서구 국가들은 19세기 산업화 때부터 일찍이 쾌적한 도시환경과 안전을 위해 전선 지중화를 해 왔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베를린 등 서유럽과 남유럽 국가의 큰 도시들의 전선 지중화율이 100%다. 이들 도시들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명성을 얻은 데는 전선 지중화가 일조했다고 봐야 한다. 어지러운 전선이 노출돼 있지 않아서 도시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사진’이 된다.이에 비해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전선 지중화율은 매우 낮다. 일본 도쿄의 지중화율이 평균 58%로 서울의 59%와 거의 비슷한
“민주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왕적 총재만을 위한 정당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호소할 수 없습니다. 다른 길을 가겠습니다.” 2002년 2월 28일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는 총재 중심의 비민주적 당 체제를 공격하며 탈당을 전격 선언한다. 그리고 두 달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해 6월 지방선거에 나섰다. 그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영남권 지지세를 규합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920여 명의 후보를 냈지만 광역 비례대표 2명 이외에 전멸했다. 정당 득표율도 기대했던 대구가 8.
4차 산업혁명 시대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그간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아직 공매도(空賣渡·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남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 거래를 전화 통화나 메신저 채팅으로 하고 있다. 차입 계약이 성사되면 대여 기관이 수치를 수기로 입력하고, 매도 주문을 넣는 식이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전산화 시스템으로 자동 입력할 수 있는데 미뤄오고 있다.1400만 개미 투자자들은 무차입 불법 공매도 세력들에게 짜 맞추기 시간 벌기 용으로 이 수기 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오늘날과 같은 정치과잉 시대에 서민들이 최대 희생자일 수 있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초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자영업자,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과잉’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을 늘리면 물가가 올라 서민들이 죽는다”며 예산 긴축편성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 재배치해야 하는데 받다 못 받게 된 쪽이 죽기 살기로 저항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치 과잉으로 서민을 위한 예산 재편성에 애로가 많다는 이야기였다.
“내일 고급 승용차 벤틀리를 땅에 묻겠습니다.”2015년 브라질의 갑부 치퀴노 스카르파(Chiquinho Scarpa)가 생뚱맞은 발표를 한다. 차량 가격이 50만 달러(약 6억 원)나 되는 벤틀리를 땅에 파묻어 버리겠다고 했다. SNS에 비난이 봇물을 이루었다. ‘돈 자랑하나’ ‘불우이웃돕기나 하라’그는 다음날 포크레인으로 땅을 깊게 팠다. 방송사는 헬리콥터까지 띄워 생방송을 했다. 시청자들은 ‘돈 많은 사람의 부질없는 장난’이라 욕하면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벤틀리가 깊이 파 둔 구덩이 속으로 들어갔다.스카르파가 기자들 앞에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로 지역소멸의 문턱에 서 있는 지방 자치단체들이 많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말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인구 5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인구 50만 명이 안 되는 상태가 2년 이상 계속되면 구청이 폐지되고 경찰서나 소방서 등도 줄여야 한다. 이 때문에 시가 인구정책 기본조례를 만들고, 주소를 이전한 주민들에게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유인 정책을 펴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경북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62만5000여 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4%를 넘는 초고령사회다. 이 때문에 경북에는 포항시처럼 인구
11월을 부르는 이름이 여럿 있다.‘눈 마중달’이 있다. 첫눈을 반갑게 맞는 달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라는 ‘들겨울달’이라는 정겨운 이름도 있다. 미국 인디언들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로 부른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나뭇잎 등 가을의 서사가 사라져 가지만 그래도 아직 여운처럼 흔적이 남아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또 내년이면 어김없이 돌아온다는 희망도 담겨 있다.영어로는 November다. 라틴어 ‘novem’은 9를 뜻한다. November는 자연히 9월이다. 실제 그랬다. 하지만 BC 45년 카이사르
“바람은 모든 대상을 더듬고 타 넘고 때로는 할퀴고 지나가면서 흔적을 남긴다. 소설은 그 바람이 남기 흔적의 이야기다. 상은 지난한 창작행위의 보상이며, 소설 속 인물들의 인물다운 활약 덕분이다. 정신과 육체가 자음과 모음을 구분할 줄 아는 한 그렇게 묵묵히 바람의 이야기를 지을 것이다”올해 경북일보 문학대전 단편소설 부문 ‘그 아침의 농담’으로 대상을 받은 김외숙씨의 자신감 넘치는 수상 소감이다.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 작품도 작품이지만 당선 소감문을 읽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경북일보 문학대전은 올해 열 번째 행사를 치렀다. 청송의
“나는 소현세자의 숨겨진 유복자입니다.”숙종 2년(1676년)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31년 전에 죽은 소현세자의 아들이 나타난 것이다.소현세자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다 8년 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귀국 두 달 만에 급사한다. 나이 33살. 부인 강빈은 역적으로 몰려 사약을 받았다. 아들 셋은 제주로 유배돼 둘은 그곳에서 죽고 셋째는 살아 왕자 신분을 회복했지만, 그도 일찍 죽고 말았다. 절손이 됐었다.“이것은 강빈의 친필입니다. 그동안 두려워서 내놓지 못했습니다.”처경이라는 중이 영의정 허적(許積)을 찾아와 낡은 종
삼성그룹은 경영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했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임직원 1800명을 독일에 교대로 불러 4개월간 500시간에 걸쳐 열변을 토했다. 그는 ‘경쟁사의 디자인과 기능을 베껴 대량 생산하는 양적 경영 청산’을 선언했다. 전자, 가전은 초를 다투는 시간산업이라며 창조적인 ‘질(質)경영’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임원들은 시기상조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같은 해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 이 회장이 사장단 10명을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의견을 물었다. 2인자 이수빈 비서실장이 총대를 멨다. “아직까지 양을 포기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