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대구공항 통합이전 예비 후보지를 발표할 날이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여건을 미루어 보면 군위, 의성이 이전 예비 후보지로 앞서가고 있는 판세이며 성주도 의사를 표명하고는 있으나 대세에서는 밀려 있는 듯하다. 이 시점에 공항이전을 놓고 군사공항(K-2)과 민간 공항이 함께 이전해야 한다는 통합론과 민간공항은 현재 위치에 놔둔 채 군사공항만 옮겨야 한다는 분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통합이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반면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은 분리 이전에 무게 중심을 두...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일컫는 고도 경주의 대표 주택가 성건동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북부상가시장. 여느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북부시장도 대형마트, SSM 등에 의해 시장의 기능이 급격히 쇠퇴해 침체된 시장이다. 최근 이곳에 취업의 절벽 앞에 부딪힌 청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직업에 자기 주도적인 사업을 하고자 하는 청년 창업가들이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여 다양한 종류의 스팩을 쌓으면서 갖은 몸부림을 쳐 봐도 결코 녹록하지 않은 취업 전선 대신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자...
영국 윈스턴 처칠이 수상으로 재직할 당시 어느 날 국회 연설시간에 늦어지자 운전기사에게 ‘시간 안에 국회에 도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지시를 받은 운전기사는 신호를 무시하며 내달렸고 결국 교통경찰에게 붙잡히자 “수상 각하의 차인데 국회 연설시간에 늦어 급하게 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교통경찰은 뒷좌석을 바라본 뒤 “수상 각하를 닮았지만, 처칠 경이 탄 차가 교통 위반을 할 리가 없소. 당신은 교통 위반에다가 거짓말까지 했으니 면허증을 내놓고 내일까지 경찰서로 출두하시오”라며 단속했다. 처칠은 교통경찰의 업무 태도에 ...
올해 겨울은 우울하고 쓸쓸하다. 겨울바람이 스산한데 대통령 탄핵 열차가 겨울 벌판을 가로 지르고 있다. 황량한 열차 밖 풍경은 익숙하거나 생경하다. 이 길을 가 본 사람과 처음 가는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풍경이다. 탄핵 열차 종착점에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아 서로 얼싸안고 환희에 찬 얼굴이 보고 싶다. 또다시 실패의 쓰라림을 경험하기엔 너무 힘겨운 여정이었다. 종착점에 다다르는 시간은 희망의 아침이었으면 한다.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환하게 떠오르는 희망을 보고 싶다. 혹여 겨울 찬바람이...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난 지 보름이 지났다.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와 허탈함을 주는가 하면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당리당략 대권에만 눈이 먼 정치권의 꼴불견들이 연말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불이 난 서문시장을 돕기 위한 온정이 식을 줄 모른다는 것이다. IMF 때 못지않게 힘들고 어려움 속에도 서문시장을 향한 우리 사회 온정의 손길에서 따스함을 느낀다. 신세계가 5억 원, 대구은행 3억 원을 쾌척하는 등 몇십만 원에서 수억 원씩을 스스럼없이 내놓고 있다. 성금 모금을 시작한 지 보름여 ...
국립경주박물관에는 국보 29호인 성덕대왕신종이 보존돼 있다. 신라 전성기 최대 걸작으로 높이 333㎝, 구경 227㎝, 둘레 709㎝인 이 종은 혜공왕 6년(770년)에 완성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종이면서 세계적인 예술품이기도 한 이 종은 일명 ‘에밀레종’으로도 불린다. 종소리가 마치 아기가 자신의 어머니를 애타게 찾는 듯한 소리여서 ‘에밀레종’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종을 만들 때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 넣은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아련히 들린다는 슬픈 얘기를 간직한 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종은 오랜 세월 동안 신비...
광화문에 밀려든 민심의 강물은 깊었고 평화의 물결은 위대했다. 촛불은 그 무엇보다도 강한 침묵의 메시지였다. 이제 그 메시지에 청와대가 답할 차례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분노의 안개에 휩싸여 있다. 대통령과 그를 이용한 여인에게 농락당한 ‘분노’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광화문에 모인 촛불의 ‘맨 파워’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분노는 거대한 물결이 됐다 이른 아침, 문밖을 나서면 ‘분노의 안개’가 마치 적군처럼 사방을 포위하고 있다. ‘거대한 분노의 터널’에 갇힌 형국이다. 안갯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듯이, 우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 시행된 지 1개월이 훌쩍 지났다. 얼마 전 일명 ‘김영란법’ 위반 1호 재판 사례가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안타깝게도 그 1호가 공직자가 아닌, 민간인이었다는 점이다. 민간인 A씨 는 경찰이 자신의 개인 사정을 고려해 조사 시간을 조정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떡 4만5천 원어치를 그 경찰에게 보냈다. 경찰은 떡을 받은 사실을 신고해 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면했지만 A씨 는 같은 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 부과를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400만 명 공직자...
9.12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천년고도 경주가 점차 지진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 시민이 합심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안전경주’ 홍보가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듯하다. 보문관광단지 인근 펜션을 비롯한 숙박업소 투숙률이 예년 같지는 않지만,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주요 관광지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면서 썰렁한 모습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5천여 건에 이르는 각종 피해 시설물에 대한 복구도 차근차...
“지진전문가들과 언론에서 마치 경주가 초토화된 것처럼 보도하는 데 누가 경주를 찾아오겠습니까? 지진이 무서운 게 아니라 자칫 굶어 죽는 게 아닌가? 그게 더 무섭습니다.” 지난달 12일 경주지역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관광객들의 발길 뚝 끊어지자 나오는 경주시민의 한숨이자 하소연이다. 실제 경주는 강진 발생 직후인 지난달 14일부터 닷새간의 황금 추석 연휴를 맞았지만 지진 피해복구 인력 외에 관광객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특히 9월 마지막 주말에는 보문단지 내 모 호텔의 400여 개 객실 ...
흔들리고 또 흔들렸다. 언제까지일까 하는 의문이 더 공포로 다가온다. 천 년 수도, 대한민국의 정신적 수도인 경주가 흔들리고 있다. 운명의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생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땅의 흔들림으로 경주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젊은 청춘들의 활기가 사라진 도시에 잿빛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대릉원과 교촌 한옥마을, 월성과 남산 하늘 위로 메아리치던 관광객들의 웃음소리가 자취를 감췄다. 재잘거리던 학생들의 즐거운 수다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곳곳엔 무너진 기왓장 사이로 절망 섞인 한숨만...
언론에서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지진 관련 뉴스를 접했을 땐 그저 남의 일인 줄 알았다.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붕괴 되면서 수십 수백 명의 인명을 피해를 내는 모습들이 적어도 나 하고는 상관없는 것 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들이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었다. 발등의 불이었다. 악몽이 아닌 현실이었으며 무섭고 소름 끼쳤다. 지난 12일 밤 추석 밑에 느닷없이 경주 지진이 닥친 것이다. 야밤에 놀란 시민들이 집과 사무실을 박차고 나왔다. 아파트 광장에는 수백 명씩 모여 어떻게 하면 좋으냐며 불안에 했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
20여 년 전 일이다. 3억 원가량을 들여 식당을 열었던 어느 50대가 1년여 만에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이 있었다. 사고가 난 뒤 유족들은 보상문제로 보험회사를 찾았고, 직업이 있었던 만큼 직업소득을 산정기준으로 한다는 말을 듣고 세무서를 찾아 소득신고내용을 확인한 결과 아연실색했다. 1990년대에 3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개업한 식당의 월매출액이 44만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자율을 5%로만 잡더라도 월 이자수입이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시절에 월매출액이 44만 원이면, 인건비는 차치하고 이자도 낼 수 없는 일을...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노천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곳곳에 찬란한 문화유적이 산재한 경주지역에도 다양한 문화축제가 열린다. 이맘때가 아니라도 천년고도 경주에는 사시사철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려, 시민과 관광객들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라문화제, 세계에서 유일하게 왕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봉황대뮤직스퀘어를 비롯해 보문야외국악공연, 꽃밭속의 작은 음악회, 교촌문화공연, 세계피리축제, 신라도자기축제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문화축제 행사가 다양한 제목으로 펼쳐진다. 하지...
폭염의 거리엔 햇볕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뜨겁다 못해 타는 듯하다. 오가는 사람들은 더위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인간을 지치게 하는 더위에도 자연은 생명력이 왕성해진다. 강렬한 햇빛은 봄의 연두 빛을 진한 초록색으로 바꿔놓는다. 성하((盛夏)의 계절이다. 인간들은 피서(避暑)에 골몰하고 자연은 생의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자연에게 생(生)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폭염 못지않게 인간을 힘들게 하는 국가정책들이 주위를 맴돌고 있다. ‘사드’와 ‘김영란법’이다. 사실 국민은 사드와 김영란법에...
기자 초년병시절 골프장을 조성하기만 하면 문전옥답을 파헤치고 금수강산을 파괴한다는 기사를 마구 쏟아내던 시절이 있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골프는 일부 계층이나 즐겼던 귀족스포츠로 불렸다. 그만큼 서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다. 대중화된 골프는 참 좋은 운동이다. 한번 라운딩을 하는데 드는 비용은 장소와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그린피와 캐디봉사료까지 합치면 대략 20만 원 정도 든다. 서민들 입장에서 아직은 약간 부담스럽긴 하지만 조금만 절약하면 3~4시간 푸른 잔디를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운동이...
‘나라가 썩어도 어찌 이렇게 썩었는지 모르겠네요. 이젠 굳이 누구누구라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네요’ 공직세계 곳곳에서 구린내가 진동하면서 국민들이 절망감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검찰의 꽃이라는 현역검사장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이 되는가 하면, 한때 칼날같은 법의 손을 펼쳤던 검사출신 변호사가 구속되고, 국민을 개·돼지로 표현한 교육부 고위공직자가 자리를 떠났다. 또 학생들을 보호하라고 배치한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밝혀졌지만 경찰이 이를 쉬쉬하기 바빴다는 정황들이 쏙쏙 나오고 있다. 경찰청이 이와 관련 감...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배치 결정에 대응하는 방식을 두고, 지역정치권의 리더십 부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정책사업인 사드배치 결정에 대응하는 방법이 무조건적인 반대 투쟁에만 몰입하다가 “군민피해만 초래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함께 정부를 상대로 한 기본적인 문제에는 접근 조차 못한 채 여론에 떠밀려 다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익과 지역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과학적인 전문가 그룹의 자문조차 얻지 못하고, 반대투쟁 일변도로 나가면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객관...
한국인들은 명절이면 으레 선물 꾸러미를 들고 부모님이나 친척, 은사들에게 안부인사를 가거나 거래처 등에 도움을 받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방문을 할 때는 빈손으로 가지 않고 음료수나 과일, 꽃 등 간단한 선물을 갖고 가는 것이 예의이다. 이는 오랫동안 이어져 오는 윗사람이나 이웃을 공경하는 한국인의 미풍양속이다. 이러한 미풍양속이 ‘법’이라는 테두리에 갇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김영란법)이 부패청산이라는 명분으로 미풍양...
보문관광단지는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번쯤은 들러 본 경주관광 일번지다. 지난 1975년 국내 관광단지 1호로 지정 받은 후 그동안 최고의 종합휴양지로 명성을 이어왔다. 아름다운 보문호수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시설들은 고대와 현대가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돼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세월을 이길 장사 없다’는 말처럼 보문관광단지 곳곳엔 40여 년 세월의 흔적이 배어나고 있다.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은 숙박시설은 잡초만 무성한 채 스산한 분위기마저 느끼게 한다. 단지 곳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