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은 '위로는 단 한사람만 섬기면 되고 아래로는 온 백성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그런데'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성공한 예는 참으로 드물다. '만인지상'에는 성공했으나 '일인지하'에 실패했다거나, '일인지하'에는 성공했으나 '만인지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는가. 진(秦)의 중흥을 이룬 상앙(商)은 일인지하에는 성공했으나 만인지상에 실패함으로써 오마분시(五馬分屍), 몸뚱이가 다섯 갈래로 찢겨 죽었고 맹상군(孟嘗君)은 만인지상에는 성공했으나 일인지하에 실패함으로써 조국 제...
요즈음 언론의 단골메뉴가 가짜 학위문제, 부자연스러운 관계, 권력 이동의 이상기류 등이다. 이 일들을 한마디로 집약하는 언어가 있다면 '뒷맛 좋지 않은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그런 것들이 하루 이틀의 이야기들인가만 그래도 심기가 불편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것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사(正邪) 구분이 안되는 작금의 사회적 도덕적 정신적 공황 때문이라 말한다면 너무 가혹한 표현일까?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일본인 '미우라 아야꼬'의 소설 빙점(氷點)을 읽고 보다 더 넓고 관용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던...
포스트 모더니즘(postmodernism) 시대에 가장 큰 특징을 말한다면 다양성일 것입니다. 절대주의의 해체(Deconstruction)와 더불어 탈 이념적 다양함에 대한 존중 일 것입니다. 음악, 미술, 영화, 문학, 건축 등 전반에 걸친 거대담론은 결국 상대성에 대한 인정입니다. 절대성에 대한 고집에서 다양함을 인정하는 상대주의적 태도, 서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수용입니다. 현대는 다원화된 사회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상대성을 부정한다면 다원화는 곧 갈등과 폭력의 이음동의어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그것을 ...
탕평책(蕩平策)에서 탕평은 삼경(三經)의 하나인 상서(尙書)의 홍범구주(洪範九疇)가운데 제5조인 황극설(皇極說)의 무편무당(無偏無黨) 왕도탕탕(王道蕩蕩) 무당무편(無黨無偏) 왕도평평(王道平平)에서 나온 말로서 치우치거나 무리짓지 않으면 왕도가 넓어지고, 무리짓거나 치우치지 않으면 왕도가 공평해진다는 뜻이다. 붕당으로 시비가 진실하지 않고 용인(用人)의 길이 넓지 않으며 기강이 서지 않고 언로가 막히며 염치가 없어졌다고 지적한 조문명의 표현에서 그 폐단이 잘 나타나 있는데, 붕당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위의 다섯 가지 가운데 용...
사기(史記)와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양약고구(良藥苦口)란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인데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이다. 천하를 통일하고 대제국을 건설했던 진(秦)나라 시황제가 죽자 천하가 동요하기 시작했다. 학정에 시달리던 민중들이 각지에서 진나라 타도의 깃발을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유방은 경쟁자인 항우보다 한 걸음 앞서 진나라의 도읍 함양에 입성했다. 유방은 3세 황제 자영에게 항복을 받고 왕궁으로 들어갔다. 호화찬란한 궁중에는 온갖 재보(財寶)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꽃보다 아름다운 궁...
불가에서는 전통적으로 오계(五戒)를 말하는데, '첫째로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不殺生). 둘째로 훔치지 말라(不盜). 셋째로 음행하지 말라(不淫). 넷째로 거짓말하지 말라(不妄語). 마지막으로 술 마시지 말라(不飮酒)'이다. 이것을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은 《귀향》에서 재가 신도들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들을 일반적인 용어로 바꾸어 '다섯 가지 마음다함의 수련법'이라고 한다. 마음다함의 다섯 번째 수련법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고통이 무심코 행하는 우리의 소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말이다. 로마황제들이 전쟁에 이겨 잔치를 베풀 때 전사한 적들의 시체를 잔치 마당에 늘어놓고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며 건배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렇게 살아서 잔치를 벌이지만, 언제 저와 같은 모습이 될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뜻으로 외쳤다고 한다. 로마의 산타 마리아 델라 콘첸찌오네 성당을 해골사원으로 부른다. 지하실에 성직자 약 사천 명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이곳에는 죽은 동료들의 뼈와 두개골로 예배당 벽을 장식해 놓았다. 내부는 사람의 뼈로...
프랑스 문학에 보면 라신(Jean Baptiste Racine(1639-99)의 작품으로 『소송광Les Plaideurs』(1668년)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희극으로 3막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여기에는 소송광(訴訟狂)인 상인 시카노와 백작부인이 등장합니다. 소송광이라고 불릴 정도로 재판과 소송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열중하는 당시의 법관들과 귀족을 풍자한 작품입니다. 소송광이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소송과 재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송만능의 풍조를 비웃고 있습니다. 전...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은 1969년 7월 21일 111m 높이 3천100t의 무게 그리고 1억 5천 5백만 마력의 힘을 가진 새턴 로켓에 힘입은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이용해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 때 소모된 시간은 지구를 출발해서부터 정확히 4일 19시간 45분이었다. 이 사건은 우주 정복을 기원한 인류에게 다른 위성 위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꿈꾸게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약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 그럴 가능성은 열리지 않고 있다. 항성(恒星, fixed star)은 태양과 마찬가지로 스...
아폴로 9호의 우주 비행사였던 러셀 슈와이카트(Russell Schweickart)는 '우주선 지구호'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우주 공간에는 위도 아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종'과 '횡'이라는 개념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우주 공간에는 세로도 가로도 없다. 이것은 우주 공간에 나가면 '높이'는 높이의 의미를 잃게 되고, 상하의 방향이 없는 단순한 길이가 되는 것이다. 우주 공간에서 '가깝다', '멀다'라는 개념은 의미를 갖지만, '높다','낮다'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인간은 바닥에 서 있는 게 아니라 공간에 떠 있는 ...
다치바나 다카시가 지은 '우주로부터의 귀환'이라는 책에서 우주인 유진 서넌(Eugene Cernan)은 달로 가면서 지구를 바라본 감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구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지구는 점점 아름다워진다. 그 색깔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태양 빛을 받아 청색과 백색으로 된 지구가 빛나고 있는 그 아름다움. 이것은 사진으로는 표현될 수 없다" 운석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조사하여 추정한 바에 따르면 우리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 년이나 된다. 46억 년이란 기간은 사실 제대로 상상하는 것이 거의 ...
국어사전에 생태계(生態系)는 '어느 환경 안에서 사는 생물군과 그 생물들을 제어하는 제반 요인을 포함한 복합 체계로써 생태학의 대상이 된다'고 적고 있다. 이 말은 1935년 제창된 개념으로 영국의 A.G.탠슬리에 의하면,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이것들 상호간의 관계를 지닌 생물과 무기적 환경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의 예를 들면, 작은 연못의 생태계에서 크게는 지구 생태계까지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계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이 생물적 요소와 비생물적 요소로 대별할 수 있다. ...
세계동물보호협회(WSPA)는 최근 중국의 동물원에서 촬영한 동영상 및 사진을 공개했다. 곰에게 드레스를 입혀서 자동차를 끌게 만들고, 관람객들이 100파운드(약 18만원)만 지불하면 호랑이들이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세계동물보호협회가 폭로했다. 세계동물보호협회 측은 '먹이 주기 쇼'가 명백한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면서, 중국의 동물원들이 이 같은 이벤트를 중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월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일어났다. 이천 시민 1천여 ...
1990년대 후반부터 출산율이 해마다 떨어져 2002년에는 1.17명이 되었고 이는 OECD 국가의 평균합계출산율인 1.58명보다 낮아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의 배경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낮은 출산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2년에 5천68만 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여 2050년에는 1991년 수준인 4천4백만 명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인구는 양적 및 질적 측면에서 국가의 발전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장래를 보장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한 국가의 구성 요...
오늘날 전 세계적인 환경 문제는 온 인류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온실효과, 오존층 파괴, 산성비, 열대우림의 파괴, 야생동식물의 멸종, 사막화 등은 각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전(全) 지구적인 일류 공통의 문제인 것이다. 이 말은 내 자신이 지구의 한 일원이며 또한 인간은 지구 한계내의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환경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개개의 현상에 대한 대책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며, 공통의 근본적 원인을 명확히 하여 그에 입각한 근본적인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만 ...
이제 완연한 봄이다. 들판이나 산에 나가보면, 냉이와 쑥, 두릅과 가죽 그리고 참나물이 파릇파릇 자라고 있는 것을 만나게 된다. 냉이를 캐고 쑥을 뜯어서 우리의 식탁에 올려 보면 식탁에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봄은 더불어 솟구치는 계절, 두릅의 순이 한 뼘씩 올라왔다. 싱그러운 초록의 얼굴이다. 가시에 손을 찔려가며 두릅의 새순을 따서 모아 본다. 알싸한 봄 내음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한 해 한 해 세월을 보내면서 새롭게 느껴보는 생명에의 환희가 아닐 수 없다. 봄의 화원에서 맑은 소리로 재잘대는 새...
요즈음 국내 사회 상황이 좋지 않게 국민들의 안방에 전달되고 있습니다.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는 것을 보면 모든 분야에서 불안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 보다 정치가 안정되지 못하니 경제가 균형을 잃게 되고 그러다 보니 사회 전반에 걸쳐 불안 심리가 일상에서 체감되는 아픔을 경험합니다. 인류의 스승이요, 20세기의 성자(聖者)요, 세계의 양심으로 불리는 간디는 우리를 파멸시키는 일곱 가지를 갈파했는데 첫째는 원칙 없는 정치, 둘째는 근로 없는 축재, 셋째는 양심 없는 쾌락, 넷째는 인격 없는 지식, 다...
‘말에는 생명이 있고, 혼이 있고, 빛이 있고, 힘이 있다.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말씀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는 우리의 가슴을 숙연하게 한다. 진실의 말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사랑의 말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신념의 말은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이당 안병욱 교수의 에세이 ‘빛과 지혜의 샘터’의 머리 말 앞 부분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 중의 하나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아’해서 다르고 ‘어’해서 다릅니다. 사람은 혀를 잘 놀려야 합니다. 혀를...
인간은 관계적 존재로 오늘을 살아갑니다. 그 관계란 만남에 의하여 모든 것이 결정되고 형 성되는 것입니다. 만남의 중요성을 일깨운 신학자는 ‘마틴 부버’(Martin Buber)입니다. 그가 1923년에 쓴 ‘나와 너’(Ich und Du ; I and Thou)에서 부버는 인격적 만남의 중요성 을 강조하였습니다. 부버에 의하면 그것은 인간의 근원어 ‘나 - 그것’의 지배 아래 신음하면서 ‘나 - 너’ 를 말할 수 있는 기쁨을 잃어버린 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너’의 경우에 있어서 ‘영원한 너’는 하나님...
김장생(1548~1631)은 경남 거창 사람으로 조선 명종 3년에 형조참판을 지냈으며 조선시대 예문학을 발전시켜 사례(四禮)를 중심으로 조선예문의 절정을 이루게 한 큰 선비였다. 또한 선조시대에 이조판서와 판중추부사를 지낸 김 집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김장생의 조부인 김호는 항상 빈객을 잘 접대하는 인심이 아주 후덕한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남루한 선비 한 사람이 찾아와 유숙하기를 청하여 엄동설한 늦은 밤에 저녁상을 처려준 적이 있다. 그러자 과객은 따로 수저와 그릇을 청하여 밥을 덜어놓고 절을 하는 것이었다. 이 광경을 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