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고 줄여도 장바구니에 담을 것 없네···
제철과일 대부분 1만원 이상···양파·감자 2천900원대

지난 6일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서 휴가철 먹을거리 중 깐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5만원 한 장으로 살 것 없었다.’

여름 휴가철이 극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6일 오후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는 장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국지성 장마와 가뭄·불볕더위로 인한 피해와 작황 부진이 겹쳐 채소 가격 등이 대폭 상승해 서민의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소식에 기자도 5만 원을 들고 휴가철 먹을거리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채워보기로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자두와 복숭아 특유의 달콤한 향이 진동해 홀린 듯 ‘햇사레 복숭아(4~8입)’ 1개를 집으니 벌써 1만1천 원이었다.

근처에 있던 자두 역시 새빨간 색을 띠며 먹음직스러움에 가격표를 보니 ‘한입 자두(3㎏)’ 1박스에 9천900원으로, 일단 복숭아에 만족하고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이어 휴가철 먹을거리 중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수박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명 산지 브랜드 수박(왕 특대)’ 1만7천900원·이마트 카드로 구매 시 ‘씨 없는 하우스 수박(특)’ 1만2천500원 등 여러 종류 중에서 가장 저렴한 ‘씨 없는 하우스 수박(중)’ 1개 1만1천560원을 카트에 담았다.

이후 삼겹살과 곁들여 먹을 상추와 깻잎·깐마늘·오이 등을 사기 위해 채소 코너를 찾았다.

상추는 ‘예냉적상추’ 1봉 3천480원을 비롯해 9일까지 할인 판매 중인 ‘포기상추(300g)’ 1봉 2천880원·‘포항 적상추’ 1봉 2천880원 등이 있었다.

가장 저렴한 포기상추와 포항 적상추 중에 그나마 양이 많아 보인 포기상추를 2봉 담은 뒤 깻잎은 ‘안심 깻잎(3개)’ 1봉 1천70원을 하나만 카트에 넣었다.

6일까지 할인 특가로 나온 깐마늘(500g) 1개 4천580원과 가시오이(3개) 3천240원도 담았다.

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맛있는 양파(1.8㎏·1망)와 감자(2㎏·1봉)는 각각 2천950원과 2천980원이었으며, 흙 대파(1봉)는 1천950원이었다.

일단 양파와 감자는 없어도 된다는 생각에 파절임에 필요한 대파만 고른 뒤 삼겹살 등을 사기 위해 정육 코너로 이동했다.

먼저 소고기 판매 코너에 들렀다.

‘소고기(100g) 등심 1등급’과 ‘안심(100g) 1등급’은 각각 7천300원과 1만3천900원으로 선뜻 구매할 수 없었다.

처음 계획대로 삼겹살을 사기 위해 돼지고기 코너에 들렀지만, 행사 카드가 없어 ‘국내산 돈 삼겹살(100g·2천580원)’ 600g만 샀다.

삼겹살 한 근이면 부족할 것 같아 닭볶음탕이라도 해 먹으려고 닭고기 코너를 둘러봤지만, ‘하림 닭볶음탕기획’ 9천580원과 ‘하림 토종닭백숙(1천50g)’ 9천800원 등이라 생각보다 비싼 가격 탓에 집었다가 다시 내려놨다.

구매한 삼겹살에 오징어를 넣은 오삼불고기로 메뉴를 다시 바꾼 후 오징어를 사기 위해 수산물 코너로 걸음을 재촉했다.

여름 보양식인 장어가 눈에 들어왔다.

‘국산 생 바다장어(500g)’ 1팩에 2만3천800원으로 장 보기를 위해 가져왔던 5만 원의 절반 비용이라 살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다시 오징어에 눈을 돌렸다.

지난 4월 한 달간 금어기라 조업을 하지 못해 어획량이 대폭 줄어든 탓에 가격이 올랐다는 오징어는 ‘생물 오징어(2마리)’ 7천960원에 판매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징어 대신 한 끼 식사로 좋은 라면을 사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새로 나온 비빔면이나 콩국수 등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한 라면을 찾아 헤맨 끝에 9일까지 할인 행사 중인 ‘오뚜기 진라면(120g·5개)’ 2천750원을 넣은 뒤 맥주와 소주를 사러 갔다.

수입 맥주 등 각종 맥주가 즐비했지만, 그나마 저렴한 국산 맥주인 ‘하이트캔(355㎖·6개)’ 8천220원과 ‘맛있는 참소주(360㎖·6개)’ 7천80원은 물론 ‘피코크 봉평샘물(2ℓ) 580원’을 담았다.

대충 계획한 것을 다 샀다고 생각해 계산해 보니, 모두 7만3천270원이 나와 5만 원을 훌쩍 넘었다.

이에 과일은 한 종류로 줄여 평소 많이 먹었던 수박을 빼고, 생수도 직접 집에서 가져가기로 하는 등으로 겨우 4만7천930원을 맞췄다.

한편 지난 1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7월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와 2.1% 각각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생활물가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3.1%와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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