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경찰 등 27명 다쳐···체인으로 몸 묶어 저항
미군 차량에 물병 던지기도

7일 경북 성주 골프장에 배치될 사드포대 4기가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 4기가 7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내 사드기지로 반입됐다.

이로써 지난 4월 26일 기습 반입된 2기와 더해져 사드 1개 포대가 완성됐다.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공식 발표한 지난 6일 저녁과 사드 배치작전이 펼쳐진 7일 새벽, 사드 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일촉즉발 전운마저 감돌았다.

경찰은 정부가 사드 배치일정을 발표한 6일 오후 5시 30분 이전부터 이미 소성리로 이동해 사드 기지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를 통제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이에 대해 사드배치 반대 성주초전투쟁위, 김천투쟁위,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전국에서 온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트랙터, 경운기 등으로 도로를 막으며 저지선을 구축했다.

오후 9시 50분께 저지선이 뚫렸다는 소식이 수요 집회를 하고 있던 소성리 마을회관에 전해졌다.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결사투쟁을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그 사이 도로가 막혀 진입하지 못했던 경찰과 도로를 막고 있었던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하나둘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집결했다.

100여 명이던 집회 참가자는 400여 명으로 늘었고, 전국에서 온 8천여 명의 경찰은 소성리 마을 회관 일대를 뒤덮었다.

김도심 원불교 대구·경북 교구장은 “6일 저녁 5시 30분 사드배치 계획을 발표하고 7일 배치에 들어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소통이냐”며“사드배치 반대 주민들은 박근혜 정부에 뺨 맞고 문재인 정부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시위장소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 앞뒤를 막으며 사드배치 반대 시위 참가자들을 압박해 갔다.

반면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여성, 성직자들은 도로 중앙에 앉아서, 남성들은 도로 진입로에서 경찰과 맞서며 사드 배치 저지에 나섰다.

특히 일부 시위 참가자는 목에 체인을 감고 이를 풀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트럭에 몸을 묶기도 했다.

그러던 오후 11시 45분께 소성리 입구에서 소성리 마을회관 방향 좌측 도로와 공터 사이에서 첫 충돌이 발생했다.
7일 새벽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작전과 충돌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시위장소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를 빙 둘러 포위하려던 경찰은 사드배치 반대 단체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이 과정에서 경사진 공터에 넘어진 경찰과 시위 참가자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날 사드 반입과정에서 경찰과 시위 참가자 간 충돌로 주민 16명, 경찰 11명 등 2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동시에 나머지 경찰은 도로 중앙에 앉아있는 여성, 성직자들과 길을 막아 주차한 차들을 끌어냈다.

성직자들의 해산을 전담하는 종교 케어 경찰도 등장했다.

그렇게 팽팽한 몸싸움과 소강상태가 반복되던 새벽 3시, 경찰은 다시 강한 포위작전을 시도했고, 새벽 3시 20분 시위 중인 소성리 마을 회관 앞 도로를 포위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시위 참가자 중 포위된 도로 위에 남아있는 100여 명을 제외한 200여 명이 도로 밖 마을회관으로 밀려났다.

이후 도로에 앉아있던 나머지 참가자들과 길을 막은 주차된 차들을 모두 밖으로 끌어내면서 사드 추가 배치 작전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오전 8시 10분 사드 발사대와 사드기지 공사 장비를 실은 미군 트럭이 모습을 보이자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은 트럭을 향해 물병과 참외를 던지기도 했기도 했다.

경찰과 사드배치 단체들의 격렬한 몸싸움도 다시 시작됐다.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사드배치 반대 단체들의 고성과 불법집회를 고지하는 경찰의 안내 방송 속에 사드 발사대와 사드 장비는 소성리 마을 회관 앞을 유유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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