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정 김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 우산, 검정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1948년에 발표된 동요 ‘우산’이다. 요즘 아이들은 과연 이 노래가 그리고 있는 풍경을 추억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비가 오나 날이 좋으나, 등·하굣길의 교문 앞은 아이들을 내리고 태우는 학부모의 차들로 북새통이 되어버렸다.

집집 마다 한둘밖에 없는 자식들이다 보니 부모로서는 걸어가는 것이 아깝고 연일 보도되는 흉흉한 사건들을 보면 불안하기도 해서 그렇겠지만 오고 가는 차들로 혼잡하기 그지없는 학교 앞길을 보면 혹시 사고나 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자나 깨나 아이의 안전을 바라며 열심히 등하굣길을 함께 하는 학부모님들께 모든 아이의 안전을 위해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우선, 지나치게 교문 가까이에 정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등하굣길 교문은 도보 통행자들도 붐비기 마련이다. 내 아이를 한두 걸음이라도 덜 걷게 하겠다는 마음에 붐비는 학생들 옆으로 육중한 차를 들이민다면 그 아이들의 안전은 어쩌란 말인가

둘째, 절대 아이 혼자 내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학원 등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도 운전자 외 안전담당자가 하차하여 아이의 안전한 승하차를 확인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부모님의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스스로 타고 내린다.

문을 열 거나 차에서 내릴 때 사고 위험이 크니만큼 보호자가 반드시 하차하여 아이의 승하차를 관리해야 한다.

셋째, 아이가 차에서 내리면 곧장 인도로 올라서게 한다.

대부분 학교의 주요 통학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서, 안전펜스가 설치된 인도로 되어있다. 그렇다 보니 교문 근처 도로에 정차하면 아이들은 안전펜스에 막혀 바로 인도로 올라서지 못하고 안전펜스와 정차된 차량 사이를 곡예 하듯이 빠져나가야 한다.

아이를 안전하게 등·하교시키자는 부모님의 노력이 허사가 되는 순간이다. 아이가 하차 후 바로 인도로 올라설 수 있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교문 코앞이 아니라 조금만 거리를 두고 정차하면 복잡하지 않은 곳에서 안전하게 아이를 내리고, 인도로 신속하게 올려보낼 수 있다.

경찰에서는 신학기를 맞아 우리 아이 안전하게 학교 가기 캠페인을 전개, 주요 초등학교 주변의 통학로를 순회 점검 중이지만 부모님들의 의식개선 없이는 실질적 안전 확보는 요원하다.

내 아이의 안전만 생각해서는 온전한 안전을 약속받을 수 없다. 소중한 내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다른 아이들도 배려하고 주의할 때 모두의 안전한 통학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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