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소년 안심귀가 이제 걱정 마세요"

▲ 포항남부경찰서 오천파출소와 오천생활안전협의회가 운영하는 여성·청소년 안심귀가서비스 ‘여심콜’서비스가 1년 6개월째를 맞았다. 포항남부경찰서 제공.
지난 8일 밤 10시 20분 포항시 남구 오천고등학교 앞.

야간자율학습을 마친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자율방범대와 함께 합동순찰 후 귀갓길 지도에 나섰던 포항남부경찰서 조종욱 오천파출소장은 어둑한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한 여학생에게 다가갔다.

집이 어디냐는 조종욱 소장의 물음에 여학생은 학교에서 4㎞ 가량 떨어진 동네 이름을 답한다.

혼자 걸어가기엔 다소 멀다고 판단한 조 소장은 곧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윽고 노란 승합차 한 대가 나타났고, 2학년이라는 여학생은 연신 인사를 하며 차에 몸을 실었다.

차량을 몰고 여학생의 귀가를 도운 이는 인근 태권도장 관장이자 오천생활안전협의회 회원 주영식 씨였다.

포남서 오천파출소가 오천생활안전협의회(회장 오염만)와 운영하고 있는 여성·청소년 안심귀가서비스 ‘여심콜’의 풍경이다.

여심콜은 심야시간대 범죄를 예방하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용차량을 이용해 집까지 동행해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우리 지역 여성의 안전은 지역 주민 스스로 지키자는 ‘동네주민’ 오염만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어디서든 부르면 달려나가 귀가를 돕겠다는 ‘질높은’ 서비스였지만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오 회장을 비롯한 22명의 생안협 회원들은 차량을 내놓는 등 물심양면으로 달려들었고, 어느덧 1년 6개월째를 맞이하며 성공적인 민관협업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오천파출소(054-240-8133)로 전화만 하면 된다.
포항남부경찰서 오천파출소와 오천생활안전협의회가 운영하는 여성·청소년 안심귀가서비스 ‘여심콜’서비스가 1년 6개월째를 맞았다. 포항남부경찰서 제공.

연말까지 편의점 40여 곳에 홍보스티커를 부착해 더 많이 알리고, 앞으로도 여건이 닿는 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 번은 간호사라는 20대 여성이 다른 동네를 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이 서비스를 알고 전화를 주셨어요. 내내 고맙다는 인사를 해 오히려 큰 힘이 됐죠.”

오염만 회장의 회상이다.

이들은 전화 요청이 먼저 들어오는 경우 외에도 이날 여학생을 바래다 준 것처럼 먼저 다가가 귀갓길 도우미를 자처한다.

또 여성과 청소년뿐 아니라 치매 노인이나 취객의 귀가를 돕기도 하고, 취약지역 순찰에 나설 때도 있다.

조종욱 오천파출소장은 “늦은 시간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경찰과 협력 단체가 적극 나서고 있으니 여성들은 물론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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