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방황의 끝은 시작되었습니다.
밀려오는 냉기를 쓸어안고
오직 하나만을 위해
질긴 밤 노래를 불렀습니다.
산 꿩은 잠이 들었는데
월항의 꿈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 깊은 곳에서
흔들리지 않고 서 있을
내 당신.
그 날 이후
빈 공간 속에서 월정바위까지
걸어서 넘고 넘었습니다.
반기는 이는 푸른 별빛만
그 하늘 아래로
월항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하얀 종소리.
[감상] 개인의 경험이 때로는 좋은 시적 소재가 될 수 있다. 이 시는 어떤 지나온 과거의 어떤 일에 대해서 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달빛이나 별빛은 시인이 경험하는 배경적 정서로 이 시를 살리고 있을 뿐,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시에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달과 별을 보았을 때 지나간 어떤 사건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시인 정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