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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순병원 원장

포항 지진이 발생 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당시 큰 충격으로 인한 놀램 반응으로 불안하고 긴장이 되고 작은 진동에도 놀래는 반응을 하시는 분들의 고통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재난은 개인과 그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만으로 이겨내기를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사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재난에서 극복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재난정신건강 정보센터에서는 국민을 위한 재난 정신 건강 지침 ‘재난에서 마음 건강 지키기’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그 내용을 일부 소개 합니다.

1. 재난을 겪은 분들은 - 서로 대화 하고 연락을 하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 재난으로부터 느끼는 극심한 불안과 괴로움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서서히 회복이 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털어놓으세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세요. 술, 담배, 해로운 약물에 의존하시면 안 됩니다.

2. 재난을 겪은 사람을 도우려는 분들은 - 재난을 당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안정감을 주도록 하세요. 편안하게 눈을 보고 평소보다 천천히 이야기하세요. 짧은 문장으로 뜻을 명확히 전달하셔야 합니다. 고통스러운 경험을 말하도록 무리하게 요구하지 마세요. 마음의 고통을 해결해 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사람이 지금 힘들어하는 점을 도와주세요.

3. 재난을 겪은 아이를 돌보는 어른은 - 아이를 혼자 두지 마세요. 아이의 옆에 함께 있어 주세요. 아이가 불안해할 때는 안아주는 등 스킨십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몸의 병이 없는데도 여기저기가 아프고 불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아이를 책망하지 마세요. 불안할 때 아이들은 평소에 잘하던 것도 못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혼자 가지 못하고 잠도 혼자 못 잘 수 있습니다. 너무 흥분하는 아이, 절망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무서운 체험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반응입니다. 그것을 책망하면 오히려 불안이 증가해 버리고, 자신을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럴 수도 있어. 괜찮아” “많이 무서웠구나” 등의 말을 하며 격려해 주고 공감해 주세요. 재난 뉴스를 계속 여러 번 보는 것은 삼가 주세요. 불안이 심한 아이는 TV 영상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 수 있게 해주세요. 같이 어울려 놀면서 아이들로부터 위로받고 동질감을 가지도록 해 주는 것이 도움됩니다.

4. 재난에서 노인의 마음 건강 지키기 -노인은 오랜 경험과 지혜를 갖고 있는 장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신체적으로 약하므로 생활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노화에 따른 뇌의 변화로 인해 우울증이나 치매가 발병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수십 년에 걸쳐 일군 생활 터전을 잃은 만큼 심리적 충격이 큽니다. 복구와 회복에 대해 희망적인 전망을 갖기 힘듭니다. 가족과 젊은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생각에 고통을 호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괜찮아”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많으신데 어디가 아프신지 입맛은 어떠신지 잠은 주무시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중요 합니다.

지면 부족으로 다 소개 할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재난정신건강 정보센터 홈페이지(www.traumainfo.or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 재난 극복에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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