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당협위원장 축출 음모론 등 벌써부터 구태···정치불신 우려
권 시장 "부탁한 적 없다" 일축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 시장·도지사 선거가 다른 지방과는 달리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대구시장후보 전략 공천 부탁, 친박계 당협위원장 축출 음모론 등 구태로 시작되고 있어 시·도민의 정치 불신이 우려된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이 비공개적으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경선 없이 자신을 일방공천(전략공천)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 소문을 놓고 앞으로 경선을 희망하는 나머지 3명의 주자들과 진위(眞僞)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의 경선 배제 전략공천 부탁설이 알려지면서 대구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하는 다른 후보들을 자극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비민주적인 구태 행태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사안이라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권 시장은 22일 대구시청 출입 기자들에게 “전략공천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경선 준비가 다 돼 있으며 경선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 시장이 전략공천 부탁설을 보도한 신문사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과 만나 “권 대구시장은 경선을 못하겠다고 한다”면서 “부산과 함께 대구도 현 시장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훨씬 낮은데 어떻게 전략공천을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얼마 전 울산에서 열린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총회에서 기자들에게 “자유한국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낮은 광역단체장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배제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직 배제를 놓고 당이 한바탕 진통이 예고된다. 특히 당이 검찰 조사로 당협위원장 직무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최경환 의원(경산시)을 당협위원장직에서 배제할 경우, 지역구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최의원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둘은 공교롭게도 친박계 의원들이다. 지역 친박계 의원들은 홍대표가 친박계의원들을 인위적으로 축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총선 낙선한 양명모 위원장의 대구북구을과 현직 의원이 탈당한 대구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다. 이 역시 홍준표 당 대표가 민주당 현직의원이 있는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홍대표 서울 차출론과 맞물려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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