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넘게 진행..지정신청서 등 70여박스 분량 압수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23일 경품용 상품권 지정 기관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개발원 직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긴장에 휩싸였다.

검찰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개발원이 입주해 있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32층과 33층 가운데 원장실이 있는 32층에 먼저 들렀다.

수사관들이 원장실에 들어서면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원장에게 10여분간 경위를 설명한 뒤 사무실 곳곳을 돌며 서류를 챙기기 시작하자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수사관들은 직원들과 별다른 마찰없이 사무실 책상과 캐비닛, 컴퓨터 등에서 혐의사실과 관련이 있을 만한 각종 장부와 지정신청서 등을 압수했으며 개개인의 책상 서랍 등도 일일이 살피며 증거서류 확보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경품용 상품권 지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유통개선추진단 사무실이 있는 33층에는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증거서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압수수색은 이날 오후 4시45분까지 6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수사관들은 상품권 인증 및 지정 업무와 관련된 화일이 담긴 데스크톱 PC와 CD를 비롯해 지정신청 서류 등을 70여개의 상자에 챙겨 일제히 철수했다.

32층에서 확보한 증거 서류는 4개 상자 분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유통개선추진단이 있는 33층에서 나온 것으로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 검찰수사가 집중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수사가 확대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며 당혹감과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한 직원은 "경품용 상품권 선정을 투명하게 진행했지만 이에 대해 온갖 로비 의혹이 일고 있어 착잡하다"면서 "밀린 일이 많은데 하루빨리 진실이 규명돼 업무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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