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화랑들이 놀았다는 관동팔경 월송정에 올라
거일리는 본래 평해군 남하면 지역으로 지형이 기(게)알과 같이 생겨서 기알, 또는 게알이라 하였는데, 1916년 구역 폐합에 따라 네 개의 동을 병합하여 거일이라 부르게 되었다한다. 울진대게 원산지마을이라는 표지석이 길 안내를 한다.
울진의 특산물인 울진대게의 환경 보존과 정통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거일마을에 세웠다는 울진대게유래비 앞이다. 울진대게는 황금색이 짙은 참대게 또는 박달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와 같이 곧다 하여 대게라 불러왔다는 것과, 본래 이름이 게 알이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울진대게와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직산리 붉은대게 조형물이 방죽을 따라 끝이 없다. 앙증맞게 줄을 서서 해안가를 장식하고 있는 붉은 게, 꼭 동화 속 길을 걷고 있는 느낌, 이런 구경도 재미가 쏠쏠하다. 드문드문 은멸치, 오징어, 미역, 다시마 판매 간판도 눈길을 끈다. 거일항 포구는 고요하다. 다들 먼 바다로 고기잡이 나갔나 보다.
이제는 또 울진의 특산물 사진들이 서로 자랑이라도 하듯 방죽을 따라 줄을 서 있다. 속살이 쫄깃하고 담백하여 궁중에 진상되어 왔다는 울진대게, 다양한 영양분을 함유한 붉은대게, 울진 송림이 키워낸 송이버섯, 청정해역에서 자란 울진고포미역….
마른 풀 스치는 소리와 파고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월송정교로 올라선다. 밑에는 남대천 강물이 흐르고 있다. 자신이 태어난 강의 물 냄새를 기억하며 모천을 거슬러 오른다는 연어 이야기를 생각하며 우측 솔숲으로 들어 선다.
월송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된 유래를 살펴보면 신라시대 네 명의 화랑이 달밤에 송림 속에서 놀았다 하여, 혹은 월국에서 소나무를 가져와 심었다, 또는 소나무 너머에 있는 정자라는 등의 여러 설이 전해오고 있다. 특히 조선의 9대 왕 성종이 화가에게 전국 활터에 세운 정자 중 경치가 가장 뛰어난 곳을 그려 오게 하였는데, 이때 월송정이 뽑혔다는 이야기도 전해오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조선시대 울릉도·독도를 지킨 수토사의 국토 수호 의지를 후세에 전하고자 만들었다는 독도 조형물을 돌아보며 대풍헌으로 들어선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울릉도를 순찰하던 수토사들이 머문 장소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고문서와 현판들은 우리나라가 울릉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해주는 귀중한 사료로 남아있다. 울릉도와 독도를 순찰하기 위해 파견된 수토사(搜討使)들이 배를 타기 전, 순풍(順風)을 기다리며 머물렀던 장소이기도 하다.
기성공용버스터미널을 저 앞에 두고 ‘황응청 효자비각’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여기는 또 어떤 이야기를 남겨놓았을까. 손바닥만 한 지붕을 이고 있는 비각을 향해 옮기는 걸음이 가볍다. 효자 이야기는 언제 어디에서 만나도 반갑다.
□ 여행자를 위한 팁
잊을 수 없는 재미있는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구산마을에서 어촌체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을 일. 통발 안에 먹이를 넣어 바다 밑에 가라앉혀 두면 다양한 물고기들이 먹이를 먹으러 통발에 들어갔다가 갇히게 된다. 통발을 당길 때마다 어떤 고기들이 들어 있나 조마조마한 마음, 스릴 만점의 그물·통발낚시체험과, 어업인들의 경매 현장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대게경매체험. 바다 속을 훤하게 살펴볼 수 있는 투명카누체험. 갯바위에 올라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갯바위낚시체험. 물이 맑고 수심이 얕아 손을 넣어 잡다 보면 금세 한 소쿠리 가득 잡힌다는 조개잡이체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