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사명 감로왕도
경북도 의성 대곡사에 봉안(奉安)됐던 불화로 추정되는 ‘대곡사명 감로왕도(大谷寺銘 甘露王圖)’와‘이정 필 삼청첩’등 조선 중·후기 서화가들의 작품 6건과 전적(典籍), 불화 등 3건을 포함해 총 9건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대곡사명 감로왕도(大谷寺銘 甘露王圖)’는 1764년 불화승(佛畵僧) 치상(雉翔)을 비롯해 모두 13명의 화승이 참여해 그린 것으로, 화기(畵記)가 일부 손상됐으나 ‘대곡사(大谷寺)’라는 문구를 통해 원래 경북도 의성 대곡사에 봉안(奉安)됐던 불화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상단에는 칠여래(七如來)를 비롯한 불·보살이, 중·하단에는 의식장면과 아귀와 영혼들, 생활 장면 등이 짜임새 있는 구도 속에 그려져 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색조가 조화를 이뤄 종교화로서 숭고하고 장엄한 화격(畵格)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곡사명 감로왕도’는 제작 시기가 분명하고 봉안사찰, 시주자명, 제작주체 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18세기 불화 연구의 기준작으로서 가치가 높다.

이정 필 삼청첩(李霆 筆 三淸帖)
‘이정 필 삼청첩(李霆 筆 三淸帖)’은 조선 시대 묵죽화를 대표하는 인물인 탄은 이정(灘隱 李霆, 1554~1626)의 작품으로, 그가 중년에 이른 시점인 1594년(선조 27년) 12월 12일 충남 공주에서 그린 것이다. 감색으로 물들인 비단 위에 매화, 난초, 대나무를 금니(金泥·금가루를 아교에 섞어 만든 물감의 일종 )로 그렸으며 식물의 생태(生態)와 형상을 매우 우아하고 정교한 필치로 묘사했다.

‘이징 필 산수화조도첩(李澄 筆 山水花鳥圖帖)’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화가 허주 이징(虛舟 李澄, 1581년~미상)의 그림을 모은 첩으로 이식(李植, 1584~1647년), 이명한(李明漢, 1595~1645년) 등 당대 유명 문인들의 시문 37점이 함께 수록돼 있다.

‘심사정 필 촉잔도권(沈師正 筆 蜀棧圖卷)’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인화가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1707~1769년)이 죽기 1년 전인 1768년 8월에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시 ‘촉도난(蜀道難)’을 주제로 하여 촉(蜀)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대규모 산수화이다.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金得臣 筆 風俗圖 畵帖)’은 조선 후기 화가 긍재 김득신(兢齋 金得臣, 1754~1822년)이 그린 풍속도 8점으로 이루어진 화첩이다.

이 화첩은 화가로서 김득신의 기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상황과 역할에 따른 인물들의 움직임을 절묘하게 포착한 섬세한 감각이 돋보인다.

‘김정희 필 서원교필결후(金正喜 筆 書員嶠筆訣後)’는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년)가 조선 후기 서예가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쓴 ‘서결·전편’의 자서(自序)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비판한 글을 행서(行書, 약간 흘려 쓴 한자 서체)로 쓴 것이다.

‘김정희 필 난맹첩(金正喜 筆 蘭盟帖)’은 묵란화(墨蘭畵) 16점과 글씨 7점을 수록한 서화첩으로, 김정희의 전담 장황사(표구장인) 유명훈(劉命勳)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글씨 뿐 아니라 사군자(四君子)에도 능했던 김정희는 관련 작품을 여럿 남겼지만 ‘난맹첩’처럼 묵란만 모은 사례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감지은니 범망경보살계품(紺紙銀泥梵網經菩薩戒品)’은 보살(수행자)이 갖춰야할 마음의 자세와 실천덕목을 담은 경전으로, 14~15세기에 활동한 승려 대연(大然)이 주도해 만든 것이다. 절첩(折帖) 형식으로 앞부분에는 설법 중인 부처를 비롯해 제자들을 금니(金泥)로 섬세하게 그린 변상도(變相圖)가 수록됐다. 이처럼 변상도를 갖춘 조선 시대 사경(寫經)은 매우 드물며, 그중에서도 ‘범망경’은 ‘백지금니범망보살계경’(1364년, 보물 제1714호) 등 소수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송조표전총류 권6~11(宋朝表箋總類 卷6~11)’는 왕실의례에서 국왕에게 올리는 표문(表文)과 전문(箋文)의 작성에 참고하기 위해 송나라의 표전 중 모범이 될 만한 내용을 모아 놓은 참고용 책으로, 1403년(태종 3년)에 편찬됐다.

1403년에 주조된 금속활자인 계미자(癸未字)로 인쇄한 것으로, 현존하는 사례가 매우 희귀하며 완질본(完帙本)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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