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압도적 주자 없어 시기·방식 놓고 대립각
논의 지지부진땐 후보들 각각 본선서 경쟁 가능성도

대구·경북교육감 선거를 놓고 각 진영 간 후보 단일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미 확정된 경북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를 제외하고는 후보 단일화 속도가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 또한 경북은 후보 간 설전이 발생하는 등 단일화 진통이 커지고 있다.

대구는 김태일 교수가 범진보 진영 단일화를 가장 먼저 제안했지만 다른 후보들이 아직 답을 미루고 있다. 보수 진영도 약속한 단일화 시기가 지난 것은 물론 논의조차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단일 후보로 선정된 김태일 교수는 김사열 경북대 교수와 홍덕률 대구대 총장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또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각 후보를 만나 단일화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각 후보는 이 기간 동안 별다른 만남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일 교수 측은 단일화 제안을 다른 후보들이 우선은 거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그런데도 김태일 교수는 단일화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계속해서 단일화를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른 후보들이 응하지 않으면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태일 교수는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필패인 만큼 단일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인 강은희 후보와 이태열 후보 간 단일화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양측은 여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단일화를 이룬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기관마다 달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단일화 논의는 중단됐다. 한 캠프 관계자는 “무응답이 50%에 가까운 조사를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단일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은희 후보 측은 예비후보 등록부터 단일화를 주장해 왔으며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태열 후보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열 후보 측도 지금으로써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단일화가 지지부진하자 진영 대결보다는 후보 각각이 모두 본선에서 경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단일화 논의가 길어지면 그동안 들어간 자원 때문이라도 물러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단일화가 쉽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경북은 좋은교육감만들기운동추진본부(교추본) 주도로 보수후보 진영인 김정수·안상섭·이경희·임종식 예비후보 등 4명이 회동을 갖고 단일화에 뜻을 모았다. 이번 달 내로 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결정이 다음 달로 미뤄지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경희 후보는 당초 계획대로 이번 달 내로 후보를 최종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계획 자체가 바뀐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이미 각 후보 실무진이 합의를 이룬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오히려 이경희 후보가 약속을 깨겠다는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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