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설기현(26.울버햄프턴)이 새해 태극전사 첫 축포를 쏘아올렸다.

잉글랜드 챔피언십리그(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뛰는 설기현은 2일 새벽(한국시간) 플리머스와의 홈 경기에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24분 27m 중거리포를 네트에 꽂아넣었다.

지난해 9월21일 칼링컵 번리전에서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골을 기록했던 설기현은 이로써 정규리그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설기현은 예전과는 달리 과감한 몸놀림으로 공세를 주도했고 벼락같은 중거리포로 새해 벽두 해외파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는 고국 팬들에게 낭보를 전했다.

울버햄프턴은 그러나 설기현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13분 플리머스의 프리오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설기현은 지난해 12월29일 브라이턴과의 홈 경기에서 두 달만인 11경기 만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뒤 이날 다시 풀타임을 소화해 새로 부임한 명장 글렌 호들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리그 1호골로 시즌 1골, 4도움을 기록한 설기현은 리그 첫골 소감에 대해 팀 공식사이트를 통해 "안더레흐트(벨기에)에서는 스트라이커여서 골을 많이 터뜨렸는데 여기서는 왼쪽 윙이고 골을 만들어주고 있다. 지금은 시작일 뿐 앞으로 더욱 많은 골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골을 넣는다기 보다는 볼을 맞히려고 했는데 골문으로 들어갔다"며 1호골 장면을 설명했다.

파워와 스피드의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애를 먹었던 그는 "다른 나라로 옮겨 뛰는 것은 어렵고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는 잉글랜드 축구에 많이 적응됐고 생활도 편해졌다"며 "우리팀은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울버햄프턴은 호들 감독이 부임한 이후 내리 5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해 7승11무9패(승점 32)로 리그 18위에 머물렀다.

호들 감독은 경기 직후 "스트라이커들이 더욱 거세고 과감하게 몰아붙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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