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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매일 한나절이 지나 오후가 되면 나른하고 게으름을 창공에 날리며 걷는다. 건들바위 네거리 집에서 출발하여 명덕네거리를 거쳐 자동차 부속골목으로 돌아 인쇄골목을 지나면 효성여고 옛터인 백 년 넘은 나무들이 즐비한 도심의 언덕 숲속 성모당에 도달한다.

걸으면 오장육부가 흔들리는 마사지 효과로 전신운동이다. 십이지 간 지가 60년을 돌아 부메랑이 되어 옛날이면 장수 잔치하는 환갑 요즘은 없다. 백세시대 제2 인생 시작 환갑에 살아있으면 큰 축복이다. 건강이 따라야 노년이 즐겁고 살맛 난다. 건강을 챙기려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듣고 또 맞다.

하루종일 움직이지 않고 집에만 들어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면 무력하여 없던 병도 생긴다.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 운동하고 바람 쐬러 돌아다녀야 오장육부에 자극을 주어 잘 먹고 잘 누고 잘 잔다.

집에서 성모당 왕복하면 1시간 남짓 걸리기에 걷기에 안성맞춤이며 딱이다. 대구에 온 지 6년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줄기차게 다니니 심신이 가뿐하여 컨디션도 맑음이다.

도시철도 1호선과 3호선의 환승역인 명덕네거리를 지나면 학생들의 하교 물결로 보기만 해도 아름답고 행복하며 젊음 파워가 넘친다. 명덕네거리 부근에 교대를 비롯한 인문계, 실업계, 예능계 여고 줄줄이 있어 청순하고 해맑은 여고, 여대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발랄한 모습에 컬러플 대구 활력이 쏟아져 눈부시다.

옛날에는 못 먹고, 못 입고, 못 살아 머리에 버짐피고, 콧물이 줄줄 흘러 손수건을 명찰 밑에 달고 다니고, 남자는 까까머리, 여자는 단발머리로 얼굴도 검게 그을려 모양새가 그렇다. 요즘 학생들 보면 키 크고, 희고, 몸매 쭉 빠져 너무 잘 생겼다. 다 미끈한 미남 미녀로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꽃보다 예쁘다.

미인이 많다는 대구! 명덕네거리에 오면 답이 있다. 대구 토박이도 있지만, 유학 온 학생도 많다. 창녕, 합천, 거창의 경남에도 가까운 대구에 많이 온다. 교육수도 대구 우연이 아니다. 로스쿨 변호사시험 합격률 2018년 순위에 영남대가 성균관대와 버금가는 7위, 그 뒤를 경북대, 부산대로 서울 다음으로 대구가 실력이 세다.

한강 이남의 유일한 여자 종합대학인 효성여자대학교 지금은 남녀 공학으로 대구 가톨릭대학교와 통합 대구 효성가톨릭대학교로 바뀌었지만 옛날부터 한강 이북 서울에 이대, 숙대가 있다면 한강 이남 대구에는 효대가 있기에 대구가 교육수도라고 노래 부르는 것은 당연하고, 대구는 학교 천국에 교복 전시장으로 와 보면 안다.

인구 50만 명이 넘고 포항-영덕 간 철도 개통으로 동해안 거점도시로 부상하는 포항! 대학병원이 없어 유치에 시민들이 나서는데, 대구는 경북대 2개, 영대, 계대, 가톨릭대, 대구 한의대 대학병원이 6개로 부산보다 많아 대한민국 교육수도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우리나라는 수출과 교육에 승부를 걸어 대박이 터져 세계 무역 대국으로 잘살게 되었다. 새 정부 들어 잇 다른 지진과 탈원전 정책, 사드 배치로 도약이 주춤거리고 있다, 대구는 교육수도, 경북은 수출수도로 다시 한 번 도전하여 성장의 끈을 힘껏 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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