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이철우-권오을 vs 오중기-박창호

왼쪽부터 이철우·권오을·오중기·박창호 경북지사 후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각 정당별 출마후보자들이 속속 확정되자 경북도지사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보수의 텃밭으로 자부해 온 경북지역은 초대 고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3선, 4대 김관용 도지사가 내리 3선을 하면서 보수의 맥을 이어왔다.

특히 김관용 현 경북도지사는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76.8%의 득표율로 당선된 뒤 제5회 선거에서 75.3%로 1.5%p가량 떨어졌으나 제6회 선거에서는 무려 77.73%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는 등 보수의 텃밭임을 재확인시켰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경북지역은 박근혜 후보에게 80.82%를 몰아주는 등 지난 2016년 최순실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보수당 지지율이 70%를 넘어섰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이후 보수에 대한 지지율이 급변하기 시작, 지난해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48.62%로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펼쳐지는 이번 6·13지방선거는 역대 선거 중 보수지지율이 가장 낮은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즉 이의근·김관용 전·현직 도지사가 당선될 때와 같은 몰표 현상을 받아들이기 힘들게 됐다는 의미다.

6·13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재 자유한국당 이철우(김천) 국회의원 및 바른미래당 권오을 전 국회의원 등 2명의 보수진영과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및 박창호 정의당 후보 등 2명의 진보진영 대결로 이뤄진다.

보다 엄밀히 살펴본다면 정통보수 대표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와 진보대표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로 좁혀진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역대 선거상황을 감안하면 전통 보수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가 유리하게 판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순실 사태 이후 급변한 민심과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성공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오중기 후보는 지난 2014년 제6회 선거 당시에도 출마해 김관용 현 도지사와 승부 끝에 14.93%의 득표율을 보인 데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 득표율이 21.73%로 치솟는 등 처음으로 진보정당 지지율이 20%를 훌쩍 넘어섰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가 48.62%를 얻은 데 그쳐 제18대 선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 80.82%와 대비할 때 무려 32%p나 내려앉았다.

보수 텃밭으로 자부해 왔던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런 가운데 개혁 신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권오을 바른미래당 후보의 출마는 이철우 후보의 승리전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 득표율이 50%에도 못 미쳤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쏠린 지지율은 3%p가량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18대 대선에 출마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경북에서 18.61%의 득표율을 보였으며, 19대 대선에서는 진보 바람에도 불구하고 21.73%에 그쳐 득표율 상승 폭이 3.12%p에 그쳤다.

반면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14.92%,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8.75%의 득표율을 보여 자유한국당이 잃은 득표율 대부분이 이들에게 쏠렸음을 확인시켜 준다.

권오을 후보는 이들 2개 정당이 개혁 신보수를 표방하며 탄생시킨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섰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표를 흔들어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정통보수의 부활을 추구하는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가 보수개혁을 추구하는 바른미래당 권오을 후보의 바람을 얼마나 막아내는가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로서는 최순실 사태 이후 급변한 민심을 추스르고 4·27 남북정상회담 성공 바람을 6·13지방선거까지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른미래당 권오을 후보의 선전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오중기 후보는 지난 제6회 선거 당시 14.93%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라는 스팩까지 더했지만 지지율 상승세가 높지 않다는 것이 고민이다.

이에 따라 오 후보는 지난달 30일 영덕 강구항에서 남북평화무드를 활용, 경북을 북방경제협력 거점화를 추진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2일 경북비전선포식을 통해 경북도지사 후보공약을 발표한다.

오 후보는 그동안 남북한 간 경색된 분위기로 인해 북한과 러시아·중국 동북 3성 등과의 북방경제협력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무드가 이어질 경우 환동해안경제권 발전의 기회를 얻게 되며, 그 중심이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이 돼야 한다며 민심 끌어안기에 나선다.

이에 맞서는 이철우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과 바른미래당 가세 등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득표율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정당지지율이 50%대에 이르고 있는 만큼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낮은 득표율로 당선될 경우 향후 도정운영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주당과 바른당의 바람을 최대한 막아내면서 김관용 현 지사만큼의 득표율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득표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그는 ‘웅도경북 부활’을 모토로 침체된 서민경제 되살리기에 주력하며 표심을 확보에 나섰다.

이 후보는 서민경제 살리기 방안으로 관광 활성화와 규제개혁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동해안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관문으로 만들어 신성장동력원으로 만들기로 하는 등 100대 세부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외에 출사표를 던진 정의당 박창호 후보는 지난 제6회 선거 당시 4.79%의 득표율을 얻었던 만큼 이를 바탕으로 세 불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박 후보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정당 후보답게 △일자리·노동부지사 임명 △공공·민간 비정규직 제로화 (정규직 전환)를 위한 제도 마련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기관부터 주 12시간 초과근로시간제 도입 △경북대학생 채용 30% 할당제·청년고용 5% 할당제 의무화 등 노동분야 10대 공약을 발표하는 등 노동계 및 청년층 지지율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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