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영 에스포항병원 뇌·혈관 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특별히 몸에 이상 징후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뇌졸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환자를 종종 본다.

평소 없던 두통이 생겨 진료를 받으러 외래 방문하거나 운 좋게 의식을 잃기 전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그러하다.

사례를 통해 뇌졸중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지난해 대구에서 30대 초반의 여성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망치로 맞은 듯 극심한 두통으로 환자는 이미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검사를 해 본 결과 뇌동맥류였다. 응급수술팀이 최대한 빨리 환자를 수술해 다행히 환자는 큰 후유장애 없이 건강하게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누군가에게 발견돼서 병원으로 온 케이스였다면 예후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근무하는 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 2000례를 달성하는 등 풍부한 임상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환자의 나이, 가족력, 앓고 있는 질환 등으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사례의 환자처럼 비교적 젊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뇌동맥류라는 시한폭탄과 같은 병이 찾아올 수 있다. 수술 후 환자와 면담을 진행한 결과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현대인의 주적인 스트레스가 바로 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뇌동맥류는 뇌출혈이 일어나기 직전 뇌동맥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보이며 치료 방법으로는 머리를 열고 부풀어 오른 뇌동맥을 클립으로 묶는 ‘클립결찰술’과 부풀어 오른 곳을 코일로 채워 제거하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특히 클립결찰술은 개수술 중에서도 고난이도 수술로, 고도의 의학적 기술이 집약된 수술이다.

뇌동맥류는 발병 환자의 15%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이 높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40~60대에서 발병 빈도가 높으며 약 20%에서 다발성 동맥류가 발견된다.

뇌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동맥류는 평균 100명 중에 3명 정도가 갖고 있지만 크기가 크거나 터지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을 합쳐 뇌졸중이라 부르며 이 또한 별다른 전조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팔다리에 둔한감이 느껴지며 마비가 오거나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거나 어지러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뇌졸중이 찾아왔음을 알린다.

한마디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질환인 것이다.

뇌졸중을 예방하기란 어려우나 평소 건강한 몸 상태를 위해 과음과 과식을 줄이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최소한 성인병을 막을 수 있고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질환,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뇌 MRI(자기공명영상)나 CT(컴퓨터단층촬영)을 실시해보길 바란다.

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될 경우 수술 없이 시술로써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뇌졸중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지체 없이 뇌혈관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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