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러 발언+할리우드 액션=논란 자처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4일 보도자료를 내어 “권 후보 측이 공개한 소견서를 확인해 보면 ‘골절’ ‘실금’이 아니라 일시적인 멍이 든 상태를 말하는 골좌상(骨挫傷)으로 명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뼈의 전체적인 구조의 변형이 생긴 것을 말하는 ‘골절’(骨折)과는 부상의 중증도에 큰 차이가 있는 데다 치료 기간과 방법이 다른 것이어서 ‘골좌상’을 ‘골절’로 언론에 알린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지난달 31일 공식선거운동 출정식 중 장애인단체와 관련한 여성에게 밀리면서 넘어져 다치자 유세를 중단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캠프 관계자는 한 언론사에 “엑스레이 검사 후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해서 CT 촬영을 한 결과, 꼬리뼈에 실금이 간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의사는 최소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참여연대는 권 후보 캠프의 이런 언론 발언이 허위사실에 해당해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권 후보를 밀친 이에게는 명예훼손이 될 수 있어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도 권 후보 스스로 꼬리뼈 부상 관련 의혹을 직접 검증해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권 후보 측이 정밀검사를 위해 찍었다는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즉각 공개하고, 대학병원에서 CT를 찍어 의혹을 해소하라고 했다.
권 후보 캠프 대변인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의 성명은 불공정한 선거개입 행위라고 반발했다.
장원용 대변인은 “권 후보의 상태에 대해 골절이라고 단언해서 발표한 적이 없고, 지난 1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권 후보의 상태와 의사의 소견서를 공개한 바 있다”면서 “우리가 공개한 소견서를 갖고 숨겨졌던 새로운 사실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우리 캠프가 잘못 발표했다는 성명서까지 낸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 “선거 국면에서 특정 후보를 흠집 내려는 정치관여와 선거개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행동을 자제하라”고 덧붙였다.
권 후보의 꼬리뼈 논란은 스스로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후보가 부상한 31일 당시 “후보자 폭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다. 배후에 어떤 선거 방해 세력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는 캠프 대변인 논평이 나갔다. 그러나 권 후보의 할리우드 액션 논란 등 후폭풍이 거세졌다. 다음날 권 후보는 대변인을 통해 “밀친 여성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 선거 테라라고 발표한 캠프의 발표는 과했다”는 입장을 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정치관련학과 교수는 “‘테러’라고 한 발표와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단어가 결합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셈이 됐다”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강력하게 압박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상황에서 캠프 관계자들이 신중하지 못한 즉흥적인 대응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