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접촉 안되고 농번기 겹쳐···저녁시간 식당·술집 방문
업주·손님들 불편한 기색 보여

안동과 영양, 청송 등 농촌 마을이 많은 북부지역에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 만나기가 어려워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경북선관위에 따르면 경북에서는 6·13 지방에서 선거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23명, 도의원 60명(지역구 54명·비례대표 6명), 기초의원 284명(지역구 247명·비례대표 37명)등 김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제외하고 369명의 일꾼을 뽑으며, 총 872명이 등록해 평균 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후보 등록 후 지난달 31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지만 농촌 지역의 특성상 농번기라 대부분 주민들이 논밭으로 일하러 나가 유권자들 만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개별 접촉 등 선거법상 규제가 많아 선거운동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초의원들의 경우 연설할 기회조차 적은 데다 유권자들을 모을 방안도 없어 오로지 발품을 팔며 일일이 유권자들을 접촉해야 해서 논이나 밭에서 일 하는 유권자들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후보자는 저녁 시간대 손님들이 많이 모여드는 대형식당이나 술집까지 찾아가 유권자들을 접촉하고 있으나 이 또한 업소 주인은 물론 손님들까지 불편해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선거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안동시 라 선구에 기초의원에 출마한 모 후보는 “농사철이다 보니깐 유권자들을 만나러 논밭으로 찾아가면 ‘왜 하필 이렇게 바쁜 농번기를 택해서 선거하는 지 모르겠다’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죄인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영양군 가 선거구에 기초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도“ 호별 방문이 금지되어 있어 식당이나 술집 등을 찾아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대부분의 업소 주인들이나 손님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여 그렇다고 안갈 수도 없고 참 난감한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과수 농사를 짓는다는 유권자 정 모(46·청송군 진보면)씨는“요즘 사과 과수원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기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데다 농사 일손마저 부족해 어떤 사람이 선거에 출마했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다”며“선거법이나 선거 시기가 모두 농촌 지역 실정에 맞지 않아 결국은 선거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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