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보현산댐 녹조현상 확산···주변 관광지 피해 직격탄 우려
수자원公 불순물 제거·수질조사

보현산댐 전망대에서 바라본 녹조현상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17일 오전 영천 시내에서 무더위를 뚫고 차로 30여분 달려 도착한 영천 보현산댐 공원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적하고 평온했다.

보현산댐 아래 보현천 강가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고디를 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전형적인 농촌이다.

댐 공원 주변에는 일하시는 분들이 주말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잔디 잡초를 제거하는 등 이 더운 여름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원에는 축구장과 형형색색의 동물 모양 카라반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서 있는 모습이 주변 산과 잘 어울린다.

또 댐 입구 아촌은하수마을은 수몰된 이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이때만 해도 조용하고 한적한 농촌의 전원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댐 정상에 올라서자 녹조로 변한 물을 보고 그동안 느꼈던 평온하고 여유로운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영천시에서는 골짜기인 화북면의 깨끗한 물이 왜 이렇게 변했지 의문이 들어 주변 일대를 둘러봤다.

보현산댐 전체가 녹색으로 변해 있는가 하면 수문 주변에는 불순물들이 떠 있고 중앙에는 기름띠를 제거하는 띠 같은 것들이 댐을 가로질러 쳐져 있다. 댐 정상 주변에는 옛 마을을 기억하기 위해 ‘향수 그리고 추억의 공간’이라는 비석을 세워 마을의 사진들을 돌에 새겨뒀다.

그런데 옆 전망대와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은하수마을에 올라가면 보현산댐 물 전체가 녹색으로 변해 녹조현상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입석리 주민은 “예전에는 물이 맑고 깨끗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고는 “댐 공사로 건물들과 주변 시설물은 잘해놓고 좋아졌지만 물은 더 더러워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또 녹조현상과 관련해서는 “최근 장마가 끝나고 며칠 만에 강물에 녹조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댐 정화 차원에서 불순물들을 제거하고 수질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에는 약간의 녹조현상은 보여지만 이렇게까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최근에 내린 비로 댐 최상류인 용소리까지 물은 가득 찼지만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 강물을 보니 마음이 답답하다.

물은 인간의 생명수이고 또 물은 흘러야만 정화되고 자연이 순환되는 것인데 인간에게 이롭고자 만든 댐이 반대로 해로움을 끼쳐서야 되겠나.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배를 타고 다니면서 수질조사를 하고 있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신속히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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