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 최대 전력수요가 9000만 ㎾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여름 최대 전력 수요 예측치 8830만㎾를 넘어섰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예비율 10% 선도 연이틀 무너졌다.

23일 최대 전력수요 9078만 ㎾를 찍어 여유 전력 비중을 의미하는 전력예비율이 8.2%로 떨어진 데 이어 24일에는 최대 전력수요가 9177만㎾를 기록, 전날의 기록을 경신했다. 여유 전력을 뜻하는 예비전력이 692만㎾, 예비전력율 7.5%까지 곤두박질 친 것이다. 전력 수요 피크기인 8월이 되기도 전에 정부가 예측했던 최대 전력수요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를 8750만㎾로 예상했다. 그러다 올 여름 폭염이 예보되자 5일 최대 수요 예측치를 수정 발표했지만 이를 단숨에 넘어섰다. 앞으로 폭염이 얼마나 더 지속 될 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최대 전력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력 수급에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인 것이다. 백운규 산자부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문제는 폭염이 지속 되면 지금보다 전력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달 말 석탄, 가스 등 발전기 5기를 추가 가동하고 정비 중인 원전 재가동을 앞당기는 등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발전기 가동에 문제가 생기는 등 비상상황이 겹칠 경우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현재 원전 24기 중 17기가 가동되고 있다. 이들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발전량의 약 30%를 원전이 담당하고 있다. 정부가 24일 정기정비를 마친 원전을 다시 전력생산에 투입하는 것을 탈원전 차원에서 폐쇄한 원전을 전력 부족 때문에 재가동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고 했다. 최근 탈원전 반대 진영에서 전력이 부족하자 서둘러 원전을 재가동한다는 주장에 대한 해명이다.

하지만 전력 부족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24일 최대전력수요는 정부의 예측치 보다 347만㎾나 많았다. 최대 전력수요를 잘못 예측한 것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최대 전력 수요기인 8월이 되기 전에 이미 수요 예측치를 잇따라 뛰어 넘어 대규모 정전 등 돌이키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고수해서 안된다. 불과 몇 달 뒤의 수요 예측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성이 있는 전력 수급에 문제는 없는지 재검토해야 한다.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키겠다지만 이들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정부가 탈원전을 서두르면서 7000억 원의 돈을 들여 부품을 교체하고 정비한 월성원전 1호기를 폐쇄했는데 이것부터 재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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