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옛 간의역 사진 등 각종 콘텐츠 전시

8월부터 시민들에게 무료개방되는 고모역 내부 모습. 대구시 제공.
지역민의 향수와 추억, 시대의 애환을 간직한 ‘고모역’이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대구시는 경부선의 간이역으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가진 채 2006년 운영을 종료한 고모역(수성구 고모로 208)을 공공디자인을 통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하고 다음 달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31일 밝혔다.

102㎡ 규모의 고모역 내부는 영업을 개시한 1925년부터 최근까지 93년의 역사가 차곡차곡 담겼다.

돌아볼 고(顧), 어미 모(母)라는 지명의 해석은 다양하지만, 일본의 식민 지배와 연관된 유래가 존재한다.

35년 동안의 일제강점기 시절, 징병과 징용으로 끌려가는 자식과 어머니가 생이별한 장소가 바로 고모역이다. 당시 운행하던 증기기관차가 경사를 이룬 고모령을 단번에 넘지 못해 서행했고 끌려가던 자식 얼굴을 조금이라도 돌아보려 했던 어머니들의 슬픔이 담긴 장소로 전해지고 있다.

고모역은 1949년 역이 소실된 화재와 1981년 경산 열차 추돌사고, 2003년 고모역 열차 추돌 사고 등 눈물의 역사가 많지만, 옛 기차역에 사용하던 물품과 당시 역장이 입던 제복 등을 전시해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고모역의 배경이 된 가요 ‘비 내리는 고모령’ 등 고전 가요 레코드판도 들어섰다.

지난 2004년 7월 여객업무 중지 후 동네 주민들의 발길마저 끊긴 고모역 주변은 붉은색 벽돌이 대신 자리했다. 고모역 주변에는 산책로가 조성됐고 20여 그루의 나무가 식재돼 한적한 쉼터가 만들어졌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확충됐다.

고모역의 변신은 지난해 4월 대구시가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코레일, 수성구청과 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행정절차 밟아 지난 7월 내부 공사 등 비용 9억 원(국비 6억 원, 시비 3억 원)을 들여 사업을 완료했다.

고모역은 이달부터 화∼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옛날 간이역 사진과 관련 물품, 역사와 추억을 전시하는 형태로 구성해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한다”며 “고모역은 과거 이별의 공간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만남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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