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긴급 안전진단 마무리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포항시내 한 BMW서비스센터 야외주차장에서 직원들이 차량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이날 주차장 대기 차량은 30여 대이며 바깥에서 기다리는 차량도 10여 대로 주변은 혼잡을 이뤘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결함에 따른 리콜에 앞서 14일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도로 위를 달리는 ‘화약고’로 불리는 BMW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가 뚝 끊기며 싸늘한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운행중지 명령 검토에 이어 리콜 받지 않은 차량의 중고거래까지 제동을 걸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래 중지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중고차 판매장에 세워둔 차량의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식 변경으로 인한 손해까지 더해져 앞으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대구 엠월드 중고차 매매단지에 따르면 BMW 차량의 화재 소식이 불거지면서 거래량이 급속히 줄어들었으며 최근에는 아예 거래가 없는 상태라는 것.

거래가 끊기면서 중고차 시세마저도 오리무중이다.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은 매입 자체를 받아주지 않으니 시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중고차거래 사이트 SK엔카에 따르면 2014년식 520d(F10) 차량의 금주 시세(무사고, 주행거리 80,000㎞)는 3274만 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말 그대로 시세만 존재할 뿐 거래는 없는 ‘유령가격’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거듭된 화재와 국토교통부의 리콜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한 운행중지명령 방안이 검토되면서 차주들은 중고 가격 하락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서둘러 처분하며 중고 매매상을 찾지만, 딜러마다 시세에서 500~1000만 원 싸게 팔려면 팔고 말라면 말라라는 식으로 견적을 내놓자 한숨을 쉬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자는 “현재로는 BMW520d 차량의 거래가 쉽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폴크스바겐 사태의 경우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가 한참 동안 끊기며 거래가 되살아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BMW 차주들은 “구매한 지 4년도 안 된 차량의 중고 시세가 신차 가격의 절반 이하도 안 된다”면서 “제조사의 잘못으로 가격이 내려간 만큼 중고 가격 하락분을 판매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