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주재 오찬 회동…판문점선언 비준동의 등 논의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
여야 5당 대표가 5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매달 1회 정례 회동을 하기로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낮 국회 사랑재에 모여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최근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 등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여야 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5당 대표가 매달 한 차례씩 만나기로 했다”며 “각 당을 초월하자는 뜻에서 모임 이름을 ‘초월회’로 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보자고 했다”며 “(오늘은) 개헌, 정치개혁, 선거구,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 등을 두루두루 얘기했다”고 전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취재진에게 “저는 판문점선언뿐 아니라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 등까지 묶어서 비준동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찬 회동을 먼저 제안했던 문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초청에 응해주신 5당 대표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여야 5당 대표 모임이) 정례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 시대는 국민 뜻과 시대정신이 어우러지는 시대로, 우리 민족이 도약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다시 있을까 싶은 시대적 소명을 여러 군데서 얘기했다”며 “여기 계신 한분 한분이 시대적 소명을 갖고 같이 하면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곧 제출되면 심의해야 하는데, 심의에 앞서 5당 대표를 모아 협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의장님께서 만들어주시기를 다시 한번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회의를) 정례화해서 여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선거법 개정이나 개헌이라든가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여러 법안도 이 자리에서 다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안이 대단히 많고 급속히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서로 현안에 대해 이견이 있다”며 “이런 자리를 통해 이야기하고 서로 노력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모든 것이 청와대에 의해 단독으로 이뤄지고 청와대 정부라는 말을 듣는데, 한 곳으로 집중해선 나라가 돌아갈 수 없고 정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래서 개헌을 요구하고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국회를 통해 국정이 제대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정동영 대표는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중요하다. 올라갈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내려갈 때는 잘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라며 “이 자리에 모이신 지도자들은 어쩌면 내려갈 때를 준비해야 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올라갈 때 못 봤던 것들을 잘 헤아려서 주권자인 국민들 뜻을 잘 받들어야 한다”며 “협력해서 선을 이루자는 말씀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민이 자기들이 뽑은 국회의원을 패싱하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대의할 사람들이 대의하지 못하는 불신은 선거제 개혁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위원 명단을 빨리 확정해서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큰 산을 넘으면 개헌 문제도 금방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와 내각에서 이해찬 대표, 김병준 위원장, 정동영 대표 등과 손발을 맞췄던 문 의장은 회동 전 환담에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농담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