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틀째 귀성행렬…유명산·통일전망대 발길

추석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궁내동 서울요금소 인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왼쪽)에 차량이 몰리고 있다. 연합
추석 연휴 둘째 날인 23일 전국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으로 북새통이다.

본격적인 귀성이 시작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주요 고속도로 곳곳이 지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전국 곳곳 추석맞이 행사장과 유명산, 유원지, 통일전망대 등에도 차례 준비를 마친 행락객으로 북적거렸다.

◇ 귀성객 붐비는 찻길·기찻길·바닷길 ‘그래도 즐거워’

전국 주요 터미널과 역은 귀성객들로 북적거리고 고속도로 등은 차량 행렬이 늘어섰다.

하지만, 귀성객들은 고향 가족과 친지를 만날 생각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대전역에서 만난 시민 김모(42)씨는 “부산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며 “오랜만에 가족이 만나는 만큼 힘든 귀성길이지만 기쁘게 출발한다”고 말했다.

전국 기차역마다 이른 아침부터 선물 꾸러미를 손에 든 귀성객들이 고향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부산역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으로 이틀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원역을 출발하는 하행선 기차표는 거의 매진됐으나 창구 주변에는 입석 표라도 구하려는 사람들로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이다.

대구 동대구역 대합실에는 고향을 찾은 귀성객과 마중 나온 가족의 반가운 인사도 눈에 띈다.

버스터미널은 귀성객을 태운 만원 버스가 쉴 새 없이 오가지만 여유 있는 모습이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오전까지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귀성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의 경우 일부 노선 버스는 좌석을 모두 채우지 못한 채 출발하며 다소 한산하다.

이른 아침부터 지정체 현상을 빚던 전국 주요 고속도로는 오후 들어서도 답답한 차량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부와 영동, 서해안 등 전국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거북이걸음’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의 교통량이 총 385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섬 지역을 잇는 바닷길에도 귀성객이 바쁘게 배에 올라 고향으로 향했다.

인천에서는 백령·연평·덕적 등 12개 항로 여객선 18척이 모두 정상 운항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여객선 승객이 총 8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남 목포, 여수, 완도 주변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도 연휴 기간 증편 운행하며 승객을 실어 날랐다.

10개 노선, 1천404회를 증편해 모두 80개 노선에서 5천935편 여객선이 운행하고 있다.

전국 각 공항은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려는 인파로 큰 혼잡을 이뤘다.

제주국제공항은 이날 하루 관광객 4만4천여 명의 귀성객과 관광객이 찾아 온종일 북적거렸다.

◇ 유명산·유원지 북적…성묘객·통일전망대도 발길

일찌감치 귀향했거나 추석 준비를 마친 시민은 행사장이나 유명산, 축제장을 찾아 휴일을 즐겼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경기도 뮤지엄에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용인 에버랜드에 마련된 아시아 국가 전통놀이 체험과 캐리비안 베이를 찾아 연휴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인천은 흐리고 궂은 날씨를 보였지만, 차이나타운 등 공원과 관광지마다 연휴를 만끽하는 관람객이 이어졌다.

광주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광주 비엔날레와 전남 목포, 진도 전시관에서 진행 중인 전남 국제 수묵비엔날레 행사장에도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한가위를 맞아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열린 우리문화 한마당에는 전통놀이와 인절미 등을 만들며 풍요를 기원한 추석 의미를 되새겼다.

시민 권모(46·퇴계동)씨는 “가족들과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추석차례 준비를 마치고, 전통놀이를 체험하고자 행사장을 찾았다”며 “긴 연휴 탓에 귀경길도 여유가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는 태조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과 한옥마을에 관람객이 몰려 전통놀이를 즐기며 모처럼 망중한을 즐겼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에도 행락객이 찾아 대청호 풍광과 호반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거닐며 쌓인 피로를 풀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자 부산을 비롯해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백사장을 거닐며 여유로운 연휴를 보냈다.

유명산과 축제장에도 많은 행락객이 찾아 추석 전날을 즐겼다.

국립공원 설악산에 1만2천여명을 비롯해 월악산 5천여명, 한라산 3천여명, 속리산 2천600여명 등 많은 탐방객이 가을 산행을 즐겼다.

정선 민둥산 억새꽃축제장에 관광객이 찾아 7부 능선에서 정상까지 이어진 ‘은빛향연’을 즐겼고, 평창 백일홍축제장에도 꽃밭을 걸으며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랬다.

대형마트가 대부분 휴무일인 탓에 주요 전통시장은 아직 구하지 못한 제사용품을 사려는 장바구니 발길도 계속됐다.

전국 주요 도심은 많은 시민이 고향으로 떠난 탓에 대체로 한가로운 모습이지만, 백화점과 극장가 등은 가족과 연인단위 행락객으로 북적거렸다.

또 최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관심을 반영하듯 실향민과 통일을 염원하는 시민들은 파주 임진각, 오두산과 고성 통일전망대 등을 찾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고성 통일전망대측은 이날 현재까지 평소 주말 수준보다 많은 3천600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는 망향제 행사가 열려 차례상을 차려놓고 북녘을 향해 차례를 지내기도 했다.

청주 목련공원 등 전국 공원묘지에도 조상의 음덕을 미리 기리려는 성묘객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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