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동해면 발산리 여사동 마을 뒷산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모감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6, 7월이면 이 산은 온통 모감주나무의 황금빛 꽃으로 수놓아진다. 이곳에는 하얀 꽃이 피는 모습이 어린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병아리꽃나무’도 꽃 피우고 있어서 모감주나무와 함께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돼 있다.

세계적으로는 희귀 수종이지만 포항 양학동에는 모감주나무를 가로수로 심을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다. 포항의 노거수회가 분포조사를 해 봤더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발산리는 물론 연일읍, 대보면, 장기면, 학산동 등에 큰 나무 7000여 그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의 안동시 송천동 국도변에는 나이 300년쯤 되는 모감주나무가 있어서 경북기념물 50호로 지정돼 있다. 충남 태안의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건너편에도 4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서 천연기념물 제138호로 지정돼 있다.

모감주나무는 중국 종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자생하는 곳의 조건으로 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원산인 고유식물종으로 보고 있다. 노란 꽃이 질 때는 황금비가 내린 듯 나무 아래가 노랗다. 이 때문에 모감주나무의 영문명이 ‘골든레인트리(Goldenrain Tree)’다.

모감주나무는 우환을 없애준다는 한자 이름 ‘무환자(無患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무환자의 옛말 ‘무관쥬’에서 ‘무관쥬나무’로 혼용해 유래됐다는 것이다. 이 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염주나무’다. 까맣고 빛이 나는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에 부르는 이름이다.

이 모감주나무가 지난달 19일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 앞 정원에 기념식수를 해서 주목받았다. 모감주나무의 꽃말은 ‘자유로운 마음’ 나무말은 ‘번영’이다. 기념식수에는 꽃말과 나무말처럼 남북이 서로 화해해서 자유롭게 왕래하고 번영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온 국민도 남북과 북미 간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 평화 협상이 잘 진행돼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궁극적으로 통일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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