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사고·고장으로 차량 정차시 탑승자가 뒤따르던 차량에 충돌
일반사고보다 치사율 훨씬 높아

교통사고나 차량 고장으로 고속도로에 멈춰있다가 2차 사고로 이어지는 사고가 계속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전 추석 연휴를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보낸 뒤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임희숙(53·여)씨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임 씨가 몰던 승용차가 도로 위에 흩어져 있던 차량사고 잔해물을 밟고 지나가며 타이어에 구멍이 나 중앙분리대와 충돌할 뻔한 것.

갓길에 차를 세운 뒤 비상등을 켜둔 임 씨는 견인차가 오기까지 혹시 모를 사고를 피하기 위해 가족들과 한 시간여를 가드레일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임 씨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금세 사고차량은 사라지지만 날카로운 사고 잔해물들은 계속해서 남아 있다”며 “특히 늦은 밤에는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더욱 무섭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원활한 차량 소통을 위해 사고 차량의 견인도 중요하지만 애꿎은 2차 사고 피해자를 막기 위한 도로 수습도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에는 김천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187㎞ 지점에서 소형 승용차가 운행 도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17t 화물차와 재차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 이후 소형차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있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화물차가 덮치는 2차 사고로 이어져 차량 2대가 모두 불에 타고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2차 사고는 선행 사고나 고장으로 차량이 정차한 상태에서 탑승자가 차량 안 또는 주변에 내려 있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충돌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또한, 2차 사고의 피해와 파괴력은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무섭다.

일반적으로 시속 100㎞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일반 운전자들뿐 아니라 사고 수습을 위해 출동한 경찰, 소방관 등도 위험에 노출되는 등 피해자를 가리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차 사고는 일반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5.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2차 사고 치사율은 51.2%로 일반사고 치사율인 9.3%보다 크게 높다. 게다가 최근 5년 동안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자는 연 평균 3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5.3%를 차지한다.

2차 사고에 대비하려면 차량이 이동 가능한 상황일 경우, 방향지시등을 켜고 갓길이나 안전지대로 이동한 뒤 차에서 내려 가드레일 밖으로 피신해야 한다.

만약, 차량이 이동할 수 없는 상황에는 비상등과 실내등을 켜고 트렁크를 개방해 뒤에서 오는 차량이 사고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다수가 차 안에서 대기하거나 도로에서 안전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 2차 사고 사망자 중 79%가 고속도로 본선 차로에서 안전조치를 하느라 대피하지 않고 차량 안 또는 주변에 있다 사고를 당해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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