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채용비리 항소심 계류 중…후보감 없어 적임자 물색 난항
김태오 회장 겸임설도 제기돼

대구은행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6개월째 대구은행장 선임이 표류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우선 대구은행 비리 의혹이 어느 정도 마무리 돼야 한다. 인사 채용비리는 1심 선고가 끝나고 항소심에 계류중이다.

특히 수성구청의 펀드 투자 손실금 전액을 대구은행이 보전해 준 것과 관련, 경찰이 지난 5월 은행 전·현직 임원과 구청 공무원 등 2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결과 발표가 없다.

대구은행 전·현직 임원 14명은 수성구청에 지난 2008년 판매한 회사채 펀드가 10억 원의 손실이 나자 2014년 6월 사비 12억2000만 원을 모아 손실금을 보전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 현재 은행장 후보감이 없다는 것이다. 임원 가운데 5년 이상 된 경력자가 내부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5년 이상의 임원 7명은 인적 쇄신 차원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전직 대구은행 출신 임원을 찾거나 자회사 경험이 있는 임원 경력 4년 내외 인물을 물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의 최고 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의 권한 강화와 지배구조 내부 규범 등 규정개정에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회사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요건 설정, 후보군 관리, 후보 추천을 담당하고, 자회사 임추위나 이사회에서 추천받은 후보의 검증 및 주주총회 최종 추천을 맡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같은 은행장 공백 사태는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기약 없이 그대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태오 DGB 금융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임설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오 회장은 “대구은행장과 회장을 분리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차기부터는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 회장과 은행장을 통합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은행 퇴임 임원들까지 확대하면 임원 경력 5년 요건을 갖춘 사람이 3~5명 정도 있어, 이 가운데 적격자를 지주사에 근무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은행장으로 발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지주사 근무 조건 때문에 은행장 임명까지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지만 정 안되면 이사회에서 결정해 (지주사 근무 경력이 없더라도) 선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은행은 지난 4월 박명흠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은 뒤 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김경룡 전 DGB금융 부사장이 차기 은행장에 내정됐지만 채용비리와 의혹으로 은행 안팎의 압박을 받으면서 지난 7월 자진 사퇴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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