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 피아니스트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포항의 가을밤 하늘을 아름다운 슈베르트 선율로 물들였다.

지난 11일 포항문화예술회관에는 품격 놓은 피아노 선율이 가을밤을 수놓으며 관람객들이 감동에 젖어든 한편의 가을 동화를 연출했다.

우리 시대 젊은 바루투오조(훌륭한 연주자) 임동혁은 그에게 가장 잘 맞은 옷 슈베르트를 멋있게 차려입고 포항시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포항문화재단 출범 이후 선보인 다양한 기획공연 중 마스터피스(명작) 시리즈는 그동안 수준 높은 문화에 목말라 있던 시민들에게는 갈증을 해소하기에 알맞은 공연이었다.

올 3월부터 시작한 그의 슈베르트의 여정은 11일 밤 포항에서 임동혁만의 다양한 색채감이 가득한 음색으로 편안하고 풍성한 연주를 선보이며 포항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람객에는 큰 감동을 전달했다.

객석에서 공연 시작 전 31세에 생을 마감한 슈베르트의 감성을 이제 그 나이를 조금 넘어선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궁금했다.

피아노 소나타 20번이 시작되고 화려한 쇼팽 콩쿠르의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 다소 차분하며 공기가 차가운 가을밤을 느끼는 듯했다. 부드러우면서 여린 타건(악기를 연주할 때, 악기로부터 손가락에 느껴지는 반응)을 통해 감성을 진동으로 바꿔 홀 안을 가득 채웠다.

피아노 소나타 21번에서는 다소 빠른 전개로 1악장을 마친 그는 섬세한 테크닉과 감각적인 음의 조율을 통해 마지막 4악장 포르테에서는 피아노가 줄 수 있는 감각의 확산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줬다.

포항문화재단이 작년 피아노를 새로운 스타인웨이로 바뀐 것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었다.

임동혁 피아니스트가 혼신의 연주를 끝내고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전할 때 관람객들의 감동에 젖은 행복한 미소는 포항에 마스터피스 시리즈와 같은 고품격 공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게 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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