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도부, 황교안·오세훈·유승민·원희룡 등 영입 추진
바른미래 손학규 대표 "한국당은 보수 대표할 자격 없다"

자유한국당이 최근 들어 연일 ‘보수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공개적으로 당밖 인사들을 접촉하기 시작했다.

안으로는 당내 인적쇄신 작업과 외부로는 인재 영입을 병행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대를 통한 새 지도부 출범 때까지를 활동기한으로 잡는 김병준 비대위는 보수대통합을 임기 안에 완수해야 할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전대를 보수대통합의 대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 조강특위 위원에 임명돼 사실상 특위를 진두지휘하는 전원책 변호사 역시 보수통합과 양당제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바른미래당 중진 의원들과 접촉해 영입에 나설 뜻을 밝힌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큰 관심을 끄는 영입 대상인 황 전 총리는 지난달 한국당 일부 의원과 오찬을 한 데 이어, 내달 초 한국당 의원 10여명과 만찬 회동을 하기로 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오는 20일 지지자들과 등산을 하기로 하는 등 여러 모임을 갖고 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최근 오 전 시장을 만나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힘을 합해 보수통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며 “다만, 입당 시기 등은 이야기된 바 없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입당 의사를 굳혔으나, 시점을 조율 중이라는 말이 나돈다.

6·13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지사도 친정이었던 한국당에 돌아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또, 한국당 소속으로 지방선거 패배 후 휴식기를 갖고 있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당 지도부에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하고 있다.

만약 내년 전대에 이들 주자가 모두 출마한다면 보수대통합의 단초가 될 수 있으리라는 게 한국당의 기대다.

이 때문에 이들의 영입과 전대 출마를 성사시키기 위해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 개정위원회를 구성해 11월 말까지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작업 등을 끝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다. 당 지도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대표에 대해 “보수통합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당 일각에선 다소 섣부르지만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의 필요성까지 거론하기도 한다.

유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지역에서는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들이 한국당과의 통합을 기정사실화 하며 벌써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제대로 된 보수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다음 총선에서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이 개혁과 쇄신작업으로 보수대통합의 명분을 쌓아가는 모양새를 갖추며 외부인사들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바른미래당도 충분한 명분만 주어진다면 야권 정계개편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과연 통합이 성사될 지 관심이 쏠린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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