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창조이엔지

제철공정에 필요한 설비를 생산하는 창조이엔지가 레드오션 시장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추구하고 있다. 공장 전경 사진.박영제 기자
강소기업이란 규모는 작지만 시장 내 에서 강한 경쟁력과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을 뜻한다.

창조이엔지는 엄밀히 말하면 강소기업으로 보기 힘들지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기업으로 꼽힌다.

모두가 블루오션을 찾을 때 오히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성장하며 실력을 닦고 있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을 개발, 특허를 따내고 해외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 진출을 추진,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창조이엔지에서 개발한 ‘탄소강 재질의 벤딩롤 용접장치 및 동작 방법’을 활용해 철판을 옮기고 누르는 데에 사용되는 동그란 롤을 만들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레드오션 시장도 도전할 수 있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이미 선점기업이 많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창조이엔지는 제철공정에 필요한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06년 경산 진량공단에서 시작했다. 철판 생산 과정에서 철판을 옮기고 누르는 동그란 롤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철판 생산과정에서 롤이 소모되는 만큼 어느 정도 수요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기술과 판로 등이 갖춰진 기업이 많은 레드오션 시장인 만큼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납품 계약을 하는 업체는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조이엔지는 결국 독자 기술, 특허개발에 집중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탄소강 재질의 벤딩롤 용접장치 및 그 동작 방법’이다. 기술 개발에 성공한 뒤 지난 2013년 특허 등록을 마쳤다.

탄소합금강을 용접하면 표면 경도를 높이기 위해 고주파 열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열처리가 이뤄지면 기본 탄소합금강과 용접부위 경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롤 경도가 일정하게 유지돼야 롤 위를 지나가는 철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때 이 경도 차이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것이 기술이며 창조이엔지는 이 분야 특허를 확보했다.

이 기술은 20~30년 동안 일본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이뤄졌지만 창조이엔지가 확보하면서 경쟁이 가능해 졌다.
제조를 마친 롤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레드오션 시장에서 가져온 성장.

특허 확보 이전 2012년까지 창조인엔지는 매출의 90%가 국내 업체였다.

2013년 특허 확보 이후에는 50~6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로 회사가 운영된다. 수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이 늘었고 지난 2015년 수출 100만 불을 넘어 수출탑 받았다. 해외시장 개척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지면서 지금은 해외 매출이 60억~70억 원에 이른다. 일본 수출이 가장 많고 미국·인도·태국·멕시코 등 수출 다변화를 이루면서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조이엔지는 엄밀히 말해 품질의 경우 일본 제품 등과 비슷할 수 있지만, 납품기일을 맞추고 원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로 기술도 기술이지만 숙련공들의 노력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제품 자체가 워낙 커 기계 설비로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기술 노하우가 품질을 향상시키고 생산 속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장기 근속자가 많다 보니 고장률이 낮고 품질이 높은 것이 창조인엔지의 강점이다. 장기 근속자를 우대하기 위해 복지후생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그중 하나가 자녀가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숙련공들이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사내 소사장제도 활용하고 있다. 일하는 만큼 급여를 제공하고 퇴직 예정인 근로자가 설비 기계를 구입, 운영하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일했던 근로자들을 위한 보상 차원에서 운영 중이다.
2015년 직접수출 100만불을 달성하여 무역의 날에 수상한 백만불 수출의 탑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레드오션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 개척.

회사가 성장하면서 지난 2014년 충남 당진에 제2공장을 만들었다. 또한 지난해 전남 순천에도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는 등 기존 제품 개발과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회사가 성장하고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았지만 창조이엔지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생존을 넘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지 않으면 언제든 위기가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철과 관련된 소재 산업에서 성장한 만큼 소재에서 새로운 10년을 찾고 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경량화다. 철판에서 탄소섬유 등으로 소재가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창조이엔지는 창원에 있는 한국재료연구소와 협력해서 자동차용 알루미늄 소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격을 낮추는 소재 개발을 위한 양산화 단계를 연구 중이다. 이와 함께 탄소섬유 제조설비도 연구에 들어갔다. 대기업에서 탄소섬유를 만들고 있지만 연구 설비를 만드는 회사가 거의 없어 승부를 걸고 있다. 만약 창조이엔지가 설비 개발에 성공, 양산으로 넘어가면 새로운 10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가 공장에서 ‘탄소강 재질의 벤딩롤 용접장치 및 동작 방법’으로 만들어진 벤딩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음악과 의사를 꿈꿨던 임현수 대표

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50)는 전형적인 사업가는 아니었다.

한양대 음대에 입학했지만 군 제대 이후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IMF로 유학길을 중도 포기한 뒤 대구에 내려왔고 창조이엔지에 입사했다. 이후 영남대에서 경영과 기계학을 배우기 위해 편입했으며 회사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비록 기계 전문가는 아니지만 임 대표는 오히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경험이 시야를 넓혔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두려움이 없는 것도 이러한 경험들이 영향을 미쳤다.

임현수 대표는 “기술이 있어도 쉽게 납품을 하지 못했을 때는 힘들었다”며 “공단 등을 찾아 우리가 납품할 수 있는 기업에 일일이 찾아간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또 “기술 개발과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소재와 시장에서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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