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DIMF 이사장 지내며 '뮤지컬 도시 대구' 알리는데 큰 도움"
추모위원회 구성…영화박물관 건립 추진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
‘자기관리 철저하고, 자존심 강하고, 의리 깊은 상남자’.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은 4일 새벽 향년 81세를 일기로 타계한 한국 영화계의 큰 별 강신성일씨를 이렇게 기억했다. 강신성일씨는 2008년부터 5년간 DIMF 이사장을 지냈고, 명예 이사장의 직함도 달고 있었다. 배성혁씨는 “비서진에게서 3일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갑작스럽게 떠나시니 황망하다”면서 “강신성일 이사장님은 나를 아들같이 대했다”고 회상했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강신성일씨가 DIMF 이사장으로서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글로벌 뮤지컬 축제로서 ‘뮤지컬 도시, 대구’를 이끄는 DIMF의 전국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다. 배 위원장은 “당대 최고의 영화인이자 스타로서 DIMF가 전국으로 뻗어 나가는 데 기틀을 다졌다”며 “동유럽 라이센스 수출계약까지 맺을 정도로 성과를 내는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탄생하도록 온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대구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을 만들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향후 뮤지컬의 산업화 등을 고려해 글로벌 소재로 만들어야 한다는 배 위원장의 의견을 강신성일 당시 이사장이 적극 지지해준 덕분에 지금의 투란도트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설명도 보탰다. 배 위원장은 “강신성일 선생님은 DIMF 명예 이사장이란 직함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그만큼 애착이 강했다”면서 “고향 대구와 DIMF를 위해 일조한 것 자체가 명예이자 보람이라고 늘 되뇌었다”고 했다.

영화배우, 스타, DIMF 이사장이기 이전에 ‘인간 강신성일’로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배 위원장은 “열정적인 분”이라고 정리했다.

음악과 뮤지컬을 좋아해서 미국 브로드웨이에 직접 가서 ‘미스 사이공’을 관람할 정도였고, ‘욱’하는 성질이 도드라질 정도로 상남자 중의 상남자이면서도 매사에 정열적으로 임하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했다고 배 위원장은 전했다. 또 자존심과 의리를 항상 내세웠고, 촬영 전이나 어떠한 일에 임할 때는 결코 술을 마시지 않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했다고 강조했다. 배우의 기본은 자기관리라는 것. 일례로 국회의원 시절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옥외 광고물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2005년부터 2년 가까이 복역하면서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하면서 최고 영화배우로서의 격식을 갖춘 일화도 들었다고 배 위원장은 설명했다.
고 강신성일.
배 위원장은 “강신성일 선생님은 칠순이 넘어서도 영천에 지은 한옥 ‘성일가’에서 매일 어머니의 영전에 향을 피우고 추모했다”며 “철저한 자기관리 이면에 좁은 방에서 피운 향이 폐암의 원인이 되지 않았느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7살에 늦깎이 결혼한 강신성일 선생님의 아들 석현씨가 뒤늦게나마 장가를 갔을 때 매우 기뻐했던 기억도 난다”고 덧붙였다.

배 위원장은 강신성일 추모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할 것이라고 알렸다. 강신성일씨와 평소 친분이 깊었던 이들을 위주로 추모위원회를 구성하고, 생전 꿈 중 하나인 신성일 영화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 위원장은 “강신성일 선생님은 5년여 동안 영천 ‘성일가’에 영화박물관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이제 추모위원회에서 경북도, 영천시와 힘을 합쳐 성과를 낼 차례다”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