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인호 박사 ‘채색화 안료 연구’ 표지
전통이나 현대 그림은 기법도 중요하지만, 채색 안료 선택이 그림의 품위를 좌우한다. 화가들이 같은 노력을 해도 안료의 선택 여부에 따라 그림이 달라 보인다. 그만큼 그림에 있어서 안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림을 감상하면서 안료에 대해 관심을 두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안료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그리 많지 않다. 학문도 ‘호불호’의 시대적 흐름을 좇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 주위의 흐름에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선비 정신’으로 오로지 채색 안료 연구에 노력해온 변인호 박사가 최근 ‘채색화 안료 연구(월간 민화)’라는 책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연구가 짧은 채색 안료 연구에 단비와 같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교편생활과 서울 홍익대에서 제자를 가르치다 안료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 변인호 박사는 한국 채색 안료 학계에 보석 같은 존재임이 틀림없다.

놀라운 것은 이 책 발간이 끝이 아니라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예순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영국,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안료에 대한 연구의 불꽃을 왕성하게 피우고 있다. 그래서 저자의 노력이 안료 연구의 모범 교과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책에는 전통 안료의 종류와 고대 화가들의 안료 사용 방법, 그리고 현대 안료와 혼합해 사용하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구성상의 특징으로 전통안료의 제조법과 산지를 밝혔다. 또, 전통 안료와 혼합안료가 사용된 그림들을 근거로 상세히 기술했다. 무기안료와 유기안료 바람직한 혼합방법도 잘 설명돼 있다.

저자 변인호 박사는 “앞으로 안료 제조는 천연전통안료와 혼합안료 그리고 식물성 유기안료가 함께 사용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며 “현재 무기안료의 원료는 세계적으로 고갈상태이며 합성 유기안료의 대체 안료로 천연 식물성 안료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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