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실질적 경제·문화 교류에 앞장"

▲ 백규성(67)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고려인단체연합회장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그리고 포항시민들이 힘을 모아 세계 제1의 제철소를 건설한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또 한·러 포럼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신 북방정책을 발표해 의미 깊은 행사였습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경북 포항에서 열린 제1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에 하바롭스크 주 대표단 일행으로 참가한 백규성(67)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고려인단체연합회장은 고려인 2세로 러시아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포항을 처음 방문한 백규성(67)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고려인단체연합회장은 지난 7일 포항시장과 하바롭스크 참가일행의 면담장에서도 한국어로 자기소개해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하바롭스크 주 일행 9명 중 고려인 4명이 포함돼 있을 정도로 하바롭스크 주에서의 고려인의 역할이 돋보이고 있다.

백규성 회장은 “하바롭스크 주 인구 135만 명 중 고려인은 1만4천 명으로 4번째로 숫자가 많은 민족이다”며 “일제강제노역 등으로 러시아에 정착한 고려인 1세들이 교육열이 강해 2세들에게 교육을 많이 해 건설업과 경찰. 의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 회장 부친 백정도씨는 경남 창녕에서 일제강제노역으로 사할린으로 끌려가 해방 후 귀국하지 못해 그곳에서 정착했다.

그래서 백 회장은 1951년 사할린에서 태어나 1972년 하바롭스크 철도대학 졸업 후 1993년 구소련이 붕괴하기 전까지 극동지역 철도국 부국장으로 재직한 철도 전문가이다.

따라서 한국과 북한, 러시아, 유럽으로 이어질 철도 연결에 관심이 많으며 전망도 밝다고 내다봤다.

백 회장은 “부산에서 출발해 포항과 북한을 거쳐 러시아 하산,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거쳐 유럽까지 물류가 왕래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며 “러시아와 한국의 철도 레일 규격이 맞지 않지만, 하산에서 나진, 선봉, 청진까지 규격을 통일해 건설돼 있어 연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강덕 포항시장과 면담에서 논의됐던 하바롭스크 바니노 항과 소베트쓰까야-가바니 항 등과 포항 영일만항 물류 교류도 희망적이라고 전망했다.

철도국을 퇴사한 후 백 회장은 스타푸스(주) 건설회사와 관광회사인 인톨 보스토크를 운영하며 성공한 경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백 회장은 문화에 관심이 남달라 지난해 8월 하바롭스크에 개인 돈으로 ‘민족 간 문화센터 아리랑’문화센터를 개소해 하바롭스크 주에 거주하는 145개 소수민족과의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이 문화센터는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인 사업가들에게 자문하고 한국어와 한국문화교육을 하는 등 ‘한국 사랑’에 열정을 쏟고 있다.

문화센터는 또 현대무용과 요가, 한국 음식 요리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년 8월에는 광복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 이 행사는 고려인과 타민족 등 6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로 치러진다.

백규성 회장은 “한반도 비핵화가 진행되면 통일과 경제발전이 기대돼 고려인들도 남·북한 민간인 문화교류 등 한반도 평화 정책에 최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포항을 비롯한 한국과의 실질적인 경제와 문화 교류에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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