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웃어야 미래도 밝다…거꾸로 학습법으로 발상의 전환

포항 동성고등학교 전경.
△발상의 전환, 거꾸로 수업 등 수업 방법 개선 끝없는 노력

“작고 빠른 물고기가 느리고 큰 물고기를 이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빠른 변화 물결에는 유연하고 혁신적인 사고와 대응 능력을 갖춘 사람과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합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은 물론 사회·경제 다양한 분야와 사물 본질을 폭넓게 파악하는 ‘연결 지능’, 독서와 다양한 예술 교육으로 창의성까지 갖춘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학교법인 공산교육재단(이사장 이중우) 포항동성고등학교이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소나무가 우거진 농어촌 마을의 21학급, 550여 명의 작은 학교가 거둔 큰 성과와 행보를 살펴보면 도전 정신과 열정, 치열하고 부단한 노력이 떠오른다.

먼저 학생이 주인이 되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거꾸로 학습법’이 눈에 확 띈다.
포항 동성고 교사들이 거꾸로 학습 방범을 익히기 위해 미니 캠프를 하는 모습.
수업 방법 개선 일환으로 지난 2015년 선제적으로 도입한 이 학습법은 교사가 먼저 강의를 촬영해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면 이를 학생들이 보고 먼저 익힌 후 수업 시간에 궁금한 점 등을 다시 한번 더 물어 효율적인 성과를 올리는 수준별 개인관리 기법이다.

윤재덕 수석교사는 “그만큼 선생님들의 수업 준비와 평가 등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재밌게 가르쳐야 하고 또 학생 이해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수업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자신 생각을 도표나 그림으로 체계화하고, 정리하기에 효과적인 또 다른 자기 주도 수업 방법인 ‘비주얼씽킹’, 짝을 지어 대화하며 토론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하브루타’ 수업의 발 빠른 도입 역시 ‘학생들이 바쁘게 생활해야 본인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 진학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교육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수업 집중도를 해친다며 통상 금기시되는 수업 중 테블릿 PC 사용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예를 들어‘조선 시대 사회 모습’ 등을 포털·유투브 등에 검색토록 해 재밌게 익히는 ‘WIFI 스마트 수업’ 또한 학교와 교사가 어떠한 관심과 눈높이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대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포항동성고의 역발상은 기존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오는 것을 탈피해 ‘찾아가는 입학설명회’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달 4회에 걸쳐 북구·양덕, 오천·문덕, 이동·지곡, 유강·효자 지역별로 나눠 커피숍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변화된 대입제도 흐름과 대비 입학 상담, 학교중점교육활동 등을 친절하게 안내해 호평을 받았다.

포항동성고와 명도학교 학생들이 함께한 한울림 연합 오케스트라 협주곡의 밤 모습(2016년)
△교육목표는 ‘지덕체기’, 수업-평가-기록-경시대회 일원화…1인 1악기 인성교육, 다양한 동아리 소통 활동.

포항동성고 교육활동은 교육목표로 제시한 ‘지덕체기(智德體技)를 고루 갖춘 창의적 인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智)를 위한 창의교육, 덕(德)을 위한 인성교육, 체(體)를 위한 심신단련, 기(技)를 위한 영재교육으로 집약된다.

월·목·금 정규수업 시작 전 20~40분간 담임과 학생이 함께 책을 읽는 ‘사제동행 아침독서’는 독서·융합·토론 기반 창의교육 대표적 활동이다.

매일 아침 갖는 5분 명상, 5가지 감사이유를 적고 정해진 1명 학생이 방송을 통해 전교생에게 발표하는 ‘5감사 나눔’,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책이나 영화 등에 대해 10분 이내로 소개하는 영상을 녹화해 수요일 아침에 방영하는 ‘인문학 특강’ 등 바른 인성을 키우는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를 없애는 ‘아침을 여는 수학’,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음악·미술·국어·영어 융합수업’ 등 특색 있는 수업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1인 1악기 교육을 비롯, 교과별로 연중 치르는 80여 개 교내경시대회와 재학생들이 주도하는 100여 개의 자율동아리, 수준 높은 과제연구, 전교과 독서수행평가, 진로 심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등으로 학생 중심 역동적 학습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포항동성고 자랑거리다.

학생부담을 줄이고 학업성과를 높이기 위해 ‘수업-평가-기록-경시대회’를 별개로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원화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모든 교사가 대입 등에 활용되는 학생생활기록부 가치와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학생 개개인 과목별 세부 능력과 독서상황, 성향과 특성을 잘 작성하는 노하우를 갖췄다.

1학년 4반 담임인 김종태 교사(영어)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학창시절 더 없는 추억을 선물하고자 이색복장을 입고 여행·글램핑 등을 함께해 서로 어울리고 소통을 돕는 ‘학급특색활동’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 2019학년도 대입 수시1차 합격 현황(11월16일 현재)
△학교 연혁과 그 동안 성과.

공산교육재단(설립자·이사장 이중우)은 지난 1948년에 설립된 동구학원이 모체(母體)다.

계명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로 정년 퇴임한 이중우 박사가 1995년에 제3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새 출발한 후 1997년에 법인명을 변경했다.

앞서 1949년에 동해중학교가 먼저 개교했고, 1991년에 동해여자상업고등학교로 첫 입학생을 받아 특성화고로 운영되다 2006년에 남녀공학 일반계고로 전환하며 교명을 포항동성고등학교로 바꾼 후 본격적인 변화와 도전, 비상을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취임 후 ‘천하육영(天下育英)’의 건학 이념을 세웠다.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도전 정신과 열정을 품은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포부다.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신흥 명문고로의 도약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 학교,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창의경영학교 우수학교, 학력우수와 학력향상교 2년 연속 지정 등이 그 성과물이다.

대학입시에서도 지난해 서울대 3명·고려대 7명·연세대 2명을 포함 서울 주요 대학 60여 명, 카이스트·포스텍 3명, 공군사관학교 1명, 의예·한의예·수의예과 6명 등이 합격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16일 현재까지의 수시 1차 합격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 7명, 고려대 10명, 연세대 1명 등 수도권 25명, 육사와 경찰대, 포스텍 각 1명, 대구교대 등 교대 7명, 경북대 15명 등 국립대 30명의 빼어난 결과를 벌써부터 얻고 있다.

2013학년도 수능 만점자 서준호 군을 배출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이래 매년 두각을 나타내며 입시 명문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상열 교장은 “짧은 기간에 주목을 받는 학교로 급부상하게 된 동력은 열정을 품고 끊임없이 전문성을 키워가며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교사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과별 동아리와 다양한 연수, 동료교사와 학생과의 소통 등을 통해 늘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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