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에는 네가 나왔다. “잘 지내?”라고 차마

묻지 못했다. “잘 지내”라고 서슴없이 대답할까봐.

누구보다 네가 잘 지내기를 바라면서도 나는 이렇

게나 나쁘다. 꿈속에서도 나아지지 않는다.





<감상> 그대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꿈속에서 잘 나타나요. 이루어진 사랑이 아니니 더욱 꿈속에서 잘 나타나요. 잘 지내냐고 물어보지도 못하는 이유가 잘 지낸다고 대답할까봐. 사랑했던 연인이 잘 지내면 배가 아프고, 잘 못 지내면 마음이 아픈 것이 표리부동(表裏不同)이죠. 연인과 헤어지면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는 말을 새빨간 거짓말이죠. 겉으로 이런 말을 하면서 속은 다르니까요. 현실이나 꿈속이나 다른 것이 하나도 없으니 마찬가지로 표리부동이죠. <시인 손창기>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