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값·인건비 상승 반영 이유, 치킨값·대리운전비 기습 인상
경북 택시 기본료 조정 움직임, 지역 가입자들 건보료도 올라

21일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방금 튀겨낸 치킨이 나란히 줄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치킨가게 사장은 5년만에 치킨가격을 1천원 올렸다며 생닭도 작년보다 10프로 비싼 가격에 들어온다고 말해 얼어붙은 경기를 실감한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연말연시를 앞두고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택시비·대리운전요금·치킨 가격 등이 잇따라 오르거나 인상을 예고하면서 ‘서민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먼저 경북 지역 택시요금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도내 택시요금 조정을 위해 ‘택시요금 조정 검증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2013년 2월 이후 5년 반 만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도내 개인·법인택시 운송사업 조합은 기본요금(2㎞ 기준) 2800원을 3300원으로 인상하고, 주행요금은 139m에서 100m당 100원, 시간요금(15㎞/h 이하 서행 시)은 33초에서 25초당 100원으로 조정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도는 건의안 타당성 검토 검증용역을 다음 달 중순까지 마무리하고 대중교통발전위원회·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차례로 열어 인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경북 도내 각 시·군이 자체 물가대책위 심의를 열어 인상안을 최종 결정하면 공고 후 곧 바로 실제 적용되는데, 내년 1~3월 이 절차들이 마무리되면 요금 인상이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대구시는 이미 이달 1일부터 기본요금 2800원을 3300원으로 인상하고 거리·시간 요금도 올려 전체 택시요금 14.1%를 인상·조정했다.

이어 포항지역 대리업계도 19일 일제히 대리 요금 2000원 일괄 인상을 고객에게 문자를 통해 알렸다. 한 대리업체는 “전 구간에 걸쳐 현행 요금제에서 일률적으로 2000원씩 요금 인상 안내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내외적 여건과 더불어 인건비 상승 등에도 불구, 이용 요금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지역 대리 업체연합 결정과 전반적인 시장 흐름에 맞춰 불가피하게 요금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널리 양해 바란다”고 했다.

대리 업체마다 다소 간 차이가 있지만 포항 시내 구간 기준 1만 원 내외인 기본 요금을 감안, 최대 20%에 이르는 인상 폭으로 연말연시 많은 회식과 송년회를 앞둔 서민 부담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치킨·커피·라면·과자 등 ‘먹거리 물가’도 줄줄이 오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킨 빅3’로 불리는 BBQ는 지난 19일부터 프라이드 메뉴 ‘황금올리브’를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부터 인상키로 결정하고 가맹 점주에 통보했다.

이 외 ‘써프라이드’가 1만99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1만9500원으로 각각 1000·2000원씩 올랐다.

일부 가맹점에서 받는 ‘배달비’를 더하면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 시대’가 열린 셈.

전국 가맹점 수 기준 업계 1위 이디야커피는 다음 달부터 총 70종 음료 메뉴 가운데 아메리카노·카페라떼 등 14종 가격을 평균 10% 가량 인상한다.

아메리카노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3200원에서 3700원으로 각각 오르게 된다.

이외에도 농심이 새우깡 등 스낵 제품 출고가격을 인상하고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팔도가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등 인상 소식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가격을 올린 업계 대부분은 “매장 임차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감안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팍팍한 삶 속 얇은 지갑의 서민 고통 호소도 만만치 않다.

자영업자 등 건강보험 지역가압자의 세대 당 월 평균 보험료도 전년도 소득과 재산변동 사항을 반영해 이달부터 7626원 오른다.

한편 포항시청 구내식당도 지난 10월부터 기존 3000원 이던 밥값을 식재료값 대폭 인상 반영과 식사 품질 향상을 위해 4000원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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