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일이 살아가는 일과 비슷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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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소영
몇 해 전 부석사에 가던 기억이 납니다. 일주문에서부터 물이 든 은행잎을 천천히 밟으며 가는데 길 한편에 자리한 탱자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향기로운 열매를 품은 나무가 실은 온통 가시로 덮여 있었습니다. 조금 더 오르다보니 석벽을 타는 담쟁이의 붉은 손아귀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석(浮石) 앞에서 천년 전, 사람이 사람을 사모하여 만들었던 기적을 보았습니다. 용으로 화하고 뜬돌이 되었던 사랑은 이제 전설로 남았습니다. 

문득, 살아가는 일이나 시를 쓰는 일도 이와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수없이 가시에 찔리고, 맨주먹으로 석벽을 오르는 일이며, 기꺼이 용이 되고 돌이 되어 천년을 버티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백일홍이 지고 돌배가 익어 향기로울 저녁, 울려 퍼질 타종소리를 당신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심사위원님들께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더불어 부족한 저에게 깊은 가르침을 주신 김경호 선생님, 마경덕 선생님, 조길성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더 노력하는 제자가 되겠습니다. 또한 문우님들, 특히 ‘의림지애문학회’ 분들께, 시댁과 친정 가족들, 남편에게 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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