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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요즘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 신당론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고 한다. TK(대구·경북)에 근거지를 둔 의원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내년 초에 있을 당협위원장 선정과 전당대회에서 비박계가 당권을 쥐면 친박 의원들이 주축이 돼 신당을 만든다는 소문이다. 이 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신당설은 소문대로 소문으로 끝이 나야 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뜻과는 달리 ‘마이웨이’를 외치며 펼쳐내는 각종 정책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야당다운 야당의 존재가 시급한 때다. 이 절체절명의 시점에서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의원들로 어쭙잖은 당이 생겨나면 야당의 구심점인 한국당의 원심력이 줄어들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독주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민주당의 이해찬 당 대표가 “구시대 적폐를 쓸어버리고 우리 민주당이 20년을 넘어 50년은 집권을 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 대표의 장기 집권론에는 일리가 있어 보인다. 지금과 같이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제1야당 한국당을 비롯한 여타 야당들을 볼 때 충분히 장기 집권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이 대표의 장기 집권론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상황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제1야당 한국당이 집안싸움으로 쪼개어 지고 서로 피범벅이 되면 한국당만 쳐다보고 있는 보수 성향의 국민들로서는 더 이상 기대 할 곳이 없어지게 된다. 지금 여의도 주변에는 내년 중반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설이 나돌고 있다. 단순히 친박들의 ‘희망 사항’으로만 치부할 수 없고 정치공학적인 셈법으로는 충분히 실현될 수가 있는 근거 있는 소문이기도 하다. 내년으로 접어들면서 지금과 같은 경제사정이 계속 악화일로로 치닫고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답보상태를 이어갈 경우 현재 지지율 48.8%까지 내려온 문재인 대통령과 지지율 40%선이 무너진 민주당으로서는 내년에도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 ‘박근혜 사면’ 카드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을 것이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사면을 받는다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지형이 급변할 수가 있다. 용암처럼 내부 분열이 들끓고 있는 한국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설 것은 자명해진다. 갈라져 나온 친박들이 박 전 대통령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박근혜라는 이름을 차명해 이를 구심점으로 내세워 정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2020년 대한민국의 보수 정당은 끝장’이 나고 ‘박 전 대통령도 두 번 죽이는 결과’를 맞을 것이다. 이런 점을 노린 집권당으로서는 이해찬 당 대표의 표현대로 ‘수십 년의 장기집권’도 가능해질 수가 있다. 지금 한국당은 사(私)를 앞세운 일부 정치 모리배들로 인해 조선시대의 사색당파를 무색케 할 정도로 내홍을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 50%선이 무너진 원인이 ‘경제 문제’라는 사실을 에둘러 외면하고 있는 것도 차기 대권 쟁취의 노림수로 볼 수가 있다. 자신들의 실패한 정책들을 포장하고 대신 ‘박근혜 사면’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사용해 야권을 분열시키고 국민에게 보수 야당의 추태를 보여 주기 위한 고단위 정치 술수로 볼 수가 있다. 한국당은 빠른 시간 안에 재정비를 해야 한다. 집안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계속 나오면 언젠가 쪽박 신세가 된다. 많은 보수층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한국당을 지켜 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박근혜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당이 살아남을 수가 있는 길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본인이 법정을 통해 ‘직접 돈 한 푼 받지 않았는데도 적폐의 누명을 덮어 썼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 농단’이라는 사실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고 재임 기간 동안의 실정(失政)과 오늘날의 혼란한 현실이 있기까지의 책임은 어떤 이유로도 면할 수가 없다. 이제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의 치마폭을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야당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호가호위에만 치중해온 의원들과 진박·친박을 내세우며 당 분열을 일삼는 의원들을 하루빨리 솎아내고 보수 제1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김선동 kingofsun@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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