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특수부

대구은행 제2본점.

DGB 금융지주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전직 은행장 3명과 임원 2명 등 5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성구청에 판매한 채권형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 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재판에 넘겨달라고 했던 임환오 당시 부행장과 노성석 부행장, 성무용 부행장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서 차기 대구은행장 자리를 놓고 박명흠 직무대행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DGB 캐피탈에 아들 채용을 청탁한 의혹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은 혐의에서 자유로워졌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성훈)는 2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손실보전) 혐의로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돼 항소심 재판을 받는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과 하춘수 전 은행장, 이화언 전 은행장, 이찬희(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당시 부행장, 김대유 당시 부행장보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대구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건을 검찰에 넘기면서 이화언 전 행장의 경우 펀드 손실 보전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이 전 행장을 재판에 넘겼다.

대구은행은 2008년 8월 수성구청이 여유 자금 30억 원을 투자한 채권형 펀드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10억여 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전·현직 은행장 등 임원 14명이 12억2400여만 원을 모아 이자를 포함한 손실을 보전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은행은 수성구청과 같이 손실 피해를 본 다른 투자자들은 보전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손실보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손실액 상당의 정기예금이 존재하는 것처럼 구청 결산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당시 수성구청 세무과장 이모(5급 사무관)씨를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에 기소된 전직 은행장 등 5명은 2014년 6월 수성구청 펀드 손실보전을 위한 임원회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손실보전에 가담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단순하게 보전금을 분담한 임원 8명과 대구은행 직원 2명, 당시 수성구청 세무과 직원 5명은 참작할 사유가 있어서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했다.

대구지검은 대졸신입사원 공채 서류전형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당시 DGB 캐피탈 경영지원본부장을 업무방해와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15년 12월 대졸신입사원 공채 3기 채용과 관련해 지원자 1명의 서류전형 점수를 조작해 면접을 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이 지원자는 최종 불합격했다. 또 2016년 9월 대졸신입사원 공채 4기 채용 때 지역 대학 출신 2명의 서류전형 합격점수가 미달 됐는데도 합격한 것처럼 면접을 보게 하고, 서류전형에서 연령제한 기준(남자 32세, 여자 29세)을 적용해 32명을 탈락시킨 혐의도 받는다. 면접을 본 2명도 최종 불합격 처리됐다.

박명흠 대행의 아들도 2016년 9월 공채 4기에 지원했는데, 당시 점수조작이나 면접위원에 대한 부정청탁 등이 확인되지 않아서 검찰은 혐의 없음 처분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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