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희철 대구시 도시기반 혁신본부장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개발은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1962년 울산에서 국내 최초의 산업단지가 탄생한 이래 수도권을 중심으로 6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됐으며 1966년부터 당시 상공부 주도로 전국 각 지역에 산업단지가 조성됐다.

대구지역의 경우에도 1968년 제3산업단지 준공을 시작으로 1970년대에 서대구산업단지 및 검단산업단지, 1980년대에는 달성1차 산업단지, 염색산업단지, 성서산업단지 등이 연이어 만들어져 대구지역 제조업 생산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등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도로, 주차장, 공원녹지 등 기반시설의 부족과 제조시설의 노후화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이어지고, 양질의 청년 인력은 점차 산업단지를 외면하게 되면서 기술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주변 지역의 침체와 슬럼화를 부추겼다.

국내에는 2016년 기준으로 조성된 지 20년 이상 된 노후산업단지가 412개로 전체 산업단지 수의 36% 수준에 달하고, 우리 지역은 22개 산업단지 중 9개 산업단지가 조성된 지 20년 이상 된 노후산업단지이다. 정부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노후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9년부터 ‘구조고도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역에서는 2009년에 제3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가 최초로 재생사업 시범지구로 선정되었고, 2015년에는 염색산업단지와 성서산업단지가 재생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재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그러나 도심에 인접한 산업단지 특성상 급격한 지가상승, 소필지화로 인해 복잡해진 소유권 등의 문제로 사업부지 확보가 어렵게 되었으며, 어렵게 사업 부지를 확보해도 높은 지가를 감당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산업 및 시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심 속 노후산업단지는 정주환경을 저해하고 도심개발을 가로막는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 인력 수급이나 기술력 있는 소규모 운영, 경기변동에 대한 발 빠른 대처 등의 측면에서 소기업에게 큰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소규모 기업 재생사업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제3공단·서대구공단 같은 일반공업지역을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전환하지 않고 유지해 오다가 재생사업지구 지정을 통해 일반산업단지로 전환해 첨단기업에 온전한 산업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대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후화된 산업단지의 성공적인 재생을 통해 대구 경제가 다시금 도약하는 희망의 주춧돌이 되어야 할 것이며, 젊은이들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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