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나무는 죽어서도 보시를 합니다. 나무가 혀로 태어나는 순간이 바로 주걱입니다. 나이테가 미각처럼 혀에 새겨져 있으니 밥맛을 손상시키지 않습니다. 가족에게 밥 푸는 손이 되거나, 밥그릇이 되거나 주걱은 애기애인(愛己愛人)하는 마음이 항상 깃들어 있습니다. 플라스틱 주걱과 스텐 주걱이 판치는 세상에서 나무 주걱은 얼마나 정겹고 다정합니까. 늘 깨끗하게 젖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는 관계도 딱딱하고 쇳소리 나는 주걱보다는 나무 주걱처럼 헌신과 이타, 관대함과 희생이 뒤따랐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손창기>
- 기자명 윤석홍
- 승인 2018.12.04 17:35
- 지면게재일 2018년 12월 05일 수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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