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울산 꺾고 사상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쾌거
현재 전력 유지 하면서 벤치 보강 이번 겨울 숙제로 남아

대구FC가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에 따라 대구는 FA컵 우승자 자격으로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겨울의 시작을 따뜻하게 마무리한 대구FC가 내년 더 큰 도약에 도전한다.

대구는 지난 8일 끝난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현대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원정 1차전에서 2-1 역전승으로 우승을 예감하게 했던 대구는 2차전마저 울산을 꺾으면서 완벽한 우승을 이뤄냈다.

구단 역사상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물론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내년부터 포레스트 아레나(가칭), 새로운 구장에서 출발하는 만큼 대구의 겨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현 전력을 빼앗기면 안된다는 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는 지난해 활약한 에반드로와 주니오를 잡는데 실패했으며, 이들을 대신해 카이온과 지안을 영입했다.

하지만 정규리그가 시작되자 두 선수의 활약은 미비했으며 부상까지 겹치면서 경기 출전조차 힘들었다.

그 결과 대구는 전반기 1승 4무 10패로 리그 최하위 강등권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내년 새 구장 개막식을 2부리그에서 시작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졌을 때 반전이 일어났다.

대구는 카이온과 지안을 과감히 보내고 에드가와 조세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 선수가 가세하자 세징야의 능력이 극대화되며 대구는 후반기 돌풍이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스플릿 A에 들지는 못했지만 스플릿 B 2경기 만에 K리그1 잔류를 확정할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세징야는 11도움으로 정규리그 도움왕을 차지했으며 8골을 넣어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 냈다.

FA컵에서는 5골을 기록, 득점왕이 됐으며 대회 MVP까지 수상했다.

에드가는 후반기 18경기에서 8골(3도움)을 넣으며 거의 2경기당 1골의 파괴력을 선보였다.

FA컵 결승 1·2차전 모두 골 맛을 보는 대활약을 펼치며 우승의 1등 공신이 됐다.

당연히 두 선수를 향한 러브콜이 거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광래 대표는 두 선수에 대한 다른 구단의 관심을 끊어 달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내는 것은 물론 ACL에 진출에 따라 전력 보강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두 선수 모두 내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팀을 떠날 가능성은 떨어진다.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도 내년 성적에 필수 요소다.

김대원을 필두로 정승원·고재현·임재혁·이동건 등 올 시즌 대구는 젊은 새로운 얼굴들이 성장하며 선수층이 얇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정규리그 3골 5도움으로 활약한 김대원은 FA컵 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 중 1명이다.

빠른 발로 측면을 허무는 능력은 나이 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규리그 31경기에 출전해 4골 3도움을 기록한 정승원도 그라운드 전체를 달리며 공수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두 선수 모두 역설적으로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자 출전 기회를 얻어 경험을 쌓은 것이 후반기 폭발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들이 올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내년 시즌 성적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가장 큰 변수는 월드컵 스타 골키퍼 조현우의 행보다.

조현우는 올해 월드컵 맹활약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팀의 FA컵 우승을 이끄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병역문제까지 해결하면서 해외 진출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FA컵 결승 2차전에서도 신들린 선방을 선보이는 등 조현우가 없는 대구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팀의 상징이다.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만 구단에서는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 해외 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나마 팀의 넘버 2 골키퍼 최영은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대구로서는 긍정적인 요소다.

최영은은 조현우가 아시안게임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10경기에 나와 13골을 허용, 경기당 1.3골을 내줬다.

리그 데뷔전이었던 전북 현대 전에서 3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결국 대구는 조현우를 제외하고 현 전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서 동시에 선발 선수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것이 이번 겨울 과제로 떠올랐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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