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우 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 주임
밑 빠진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헛되이 다 흘러내릴 것만 같은데 어느새 콩나물은 시루 안에서 빼곡히 잘 자라나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붓는 것과 닮아있다. 조금씩 물을 주듯이 소액 다수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다 보면 대의민주주의는 시나브로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마침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왜 내 소중한 돈을 주느냐고?’ 말한다. 물론 언론에 비친 일부 청렴하지 못한 정치인들의 행태가 그런 불신 풍조를 낳았을 것이다. 그런데 콩나물시루를 한 번 보라. 모든 콩나물이 시루 안에서 다 꼿꼿이 서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콩나물은 누워서 자라기도 하고 어떤 콩나물은 아예 썩어버리기도 한다. 불량 콩나물이 섞여 자라는 것이 싫어 시루에 물을 주지 않게 된다면 반듯하게 잘 자랄 수 있는 콩나물조차 그것들과 함께 시들어 버리고 말 것이다.

두드러진 일부만 보고서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불량 콩나물은 주부가 솎아내듯이 부패한 정치인은 국민이 선거에서 표로 심판하면 되는 것이다.

개인이 정치후원금이나 기탁금을 기부하려면 정치 후원금 센터 홈페이지(www.give.go.kr)에서 정치인후원회 또는 중앙당 등에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기탁금을 기부하면 된다. 후원회에 모금된 후원금은 필요 경비를 공제 후 지정권자인 정치인이나 정당에 지급하게 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된 기탁금은 국고보조금 배분율에 따라 정당의 중앙당에 배분·지급하게 된다.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면 10만 원 이하의 기부금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10만 원을 초과하면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일부를 공제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 효과를 볼 수 있다.

인도 성인 간디는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라고 말했다. 변화된 세상을 바란다면 너 자신부터 변하라 라는 말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자가 한 움큼의 마중물을 붓고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듯이 결실의 계절 가을에 소액 다수 정치후원금이란 씨앗을 민주주의의 텃밭에 나부터 뿌려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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