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포함 두고 긴장감 고조…친박 지지받는 나경원 원내대표
"당 화합 해치는 인적 쇄신 우려"…결과따라 비대위와 마찰 가능성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하는 당 혁신작업의 일환인 당무감사 결과가 이르면 14일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역의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감사의 최대 핵심은 인적 쇄신으로 당협위원장 교체 범위에 현역의원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등에 따라 계파 갈등이 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친박계 지지를 받아 선출된 나경원 원내대표가 인적 쇄신과 관련해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나 원내대표가 그동안 ‘당내 화합을 해치는 인적 쇄신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만큼 인적 쇄신 결과물에 따라 비대위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은 12일 “이번 주말 전·후로 당협위원장 교체지역을 발표하고, 곧바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조강특위는 그동안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에 대한 현지 실태조사를 벌여왔으며 최근 교체 명단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실태조사 결과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원외 당협위원장 10여 명에 대한 면담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강특위는 당협 실태조사에서 위원장의 박근혜 정부에 협조한 이력 또는 역할, 기여도 등을 조사하면서 일각에서는 2016년 총선 당시‘진박 공천’ 연루 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인사, 대여 투쟁에 미온적인 인사, 존재감이 약한 영남 다선 등을 인적 청산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다”며 루머로 일축했다.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현역 의원이 얼마나 포함되는 지 여부다.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다면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져 대대적인 물갈이가 현실화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 인적 쇄신 내용에 따라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그동안 친박계에서는 비대위의 인적 청산 방침을 두고 자신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위기감 속에 반발하는 기류가 있었다. 특히 일부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 탈당·신당설까지 거론됐다.

따라서 인적 쇄신 대상에 친박계가 많이 포함된다면 친박계 지지를 받는 나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비대위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실제 나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비대위의 인적 쇄신이 당내 화합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첨예한 계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인적 쇄신 결과물에는 나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조강특위는 원내대표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인적 쇄신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앞서 본인이 직접 인적 쇄신에 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때문에 조강특위와 비대위가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설 경우 나 원내대표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당헌·당규 개정 작업도 이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오는 25일까지 당헌·당규 개정안 초안을 만들고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회람 및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개정안은 이후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개정안에는 내년 2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집단지도체제나 단일지도체제 등 새 지도부의 체제와 선출 방식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뇌물·불법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만 돼도 당원권이 정지되도록 한 현행 당원권 정지 관련 규정 개정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을 두고 당 대표 예비후보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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