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전후로 맞춰질 듯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론 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만큼 이제 초점은 그의 답방 시기가 내년 1∼2월로 보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일지 이후일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올 연말에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은 나온 적이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가 연내 답방이 어렵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키로 한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연내 답방을 추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북한 측은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방남에 따른 경호·안전상의 문제와 함께 북미협상 난항으로 답방 시기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측의 사정으로 연말 답방이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공개하는 등 조기 답방을 지속해서 요청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기대감을 키워왔던 청와대는 북한 회신의 물리적인 ‘마감 시한’으로 여겨졌던 지난 9일 “재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그의 답방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물론 김 위원장이 결단만 한다면 현재로서도 연내 답방이 가능하다는 청와대 일각의 시각도 없지 않지만, 정부의 답방 준비 기간이 열흘가량 소요되는 데다 오는 17일이 김 위원장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이고 연말이 북한 내부의 총화(결산) 기간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제는 그가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답방할 수 있느냐로 관심이 옮아가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조기 답방이 힘들어진 이유가 연내냐 내년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 간 협상 상황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이전 답방 여부에 대해 “우리는 내년 초도 열어놓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지금으로선 김 위원장이 올 연말까지는 답방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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