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소상공인 68.9% 전년比 매출 감소
주휴수당 폐지 등 최저임금법 개정 여론 고조

25일 오후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은 채 임대 광고 종이들만 붙어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동구 한 스포츠용품 판매 업체는 내년부터 직원을 뽑지 않는다. 일하던 직원이 그만두더라도 기존 직원들로 회사를 꾸려나갈 방침도 최근 공지했다. 내년 최저 임금이 인상되면서 경영에 타격이 올 것을 우려한 결정이다. 직원 A씨는 “사장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올해 10%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면서 “직원들도 이해하고 기존 체재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칠곡에서 오리고기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업주도 내년 인건비 걱정이 앞선다. 일하고 있는 주방 직원의 임금도 부담스러워 앞서 시간제로 고용했다. 인건비가 또 오르면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자 B씨는 “식당 특성상 바쁜 점심·저녁 시간에는 주방 직원 한 명을 둘 수밖에 없는데, 월 500∼600여만 원 매출 중 임금으로 120만 원 정도 나간다”면서 “내년에 임금이 또 오르고 전기세, 원자재 가격 등 운영비 모두 지출하고 나면 이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200만 원이 채 안될 것 같아 식당 운영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내년 인건비 상승에 따라 경영난을 걱정하는 중소상인들의 영업 포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경북·대구 지역 소상공인들이 올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나 내년에는 지역 서민 경제 악화가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소상공인연합회 지난해 대비 월 매출액 증감 여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 업체 1204곳 중 60.4%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었다. 매출이 상승한 비율은 6.6% 수준에 그쳤다.

경북·대구 지역 소상공인 중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어든 비율은 68.9%를 차지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매출이 늘어난 소상공인의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소상공인 중 34%가 매출 손실이 증가한 요인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최저임금 인상속도에 대해서도 37.3%가 ‘매우 빠르다’, 49.3%가 ‘빠르다’고 의견을 내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내년 임금인상을 두고 전국적으로 소상공인들이 부담을 호소하는 실정이다”며 “최근 정부가 주휴수당까지 산정 범위에 더하는 행위로 지역 서민 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 주휴수당 폐지는 물론이고 근본적인 최저임금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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