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지러워도 새해 해는 떴다
세상은 어지러워도 새해 해는 떴다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승인 2019년 01월 03일 16시 4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04일 금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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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성탄절 때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보냈다. 정말 누구나 듣고 싶은 세밑의 훈훈한 정을 담은 메시지였다. 비록 노동자 시인 박노해의 ‘그 겨울의 시’를 인용한 글이지만 글 내용이 좋아 가슴에 와 닿는다.

새해 벽두부터 을(乙)의 입장에 있는 서민들의 사정은 대통령의 성탄 메시지와는 달리 행복하기에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마지막 날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 시간에 주휴시간(유급 휴일)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의결했다. 올해부터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될 최저임금은 2018년(시급 7530원)보다 10.9%나 오른 8350원이 됐다.

경제계와 자영업자들이 몸을 던지며 반대를 했으나 정부는 “이번 조치는 계속된 행정 해석을 법령으로 정리해 혼란을 없애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기업인들과 자영업자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앞으로 종업원을 줄이거나 문을 닫는 방법 이외는 대책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의 어려운 경영 현실과 절박성은 반영되지 못했고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추가적인 임금 인상으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공론화를 마지막 순간까지 촉구해온 소상공인들은 이번 결정에 허탈감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밝히고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이날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앞으로 주휴수당을 거부하는 불복종 운동인 헌법수호운동도 펼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도 주휴수당 폐지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운동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급여와 출산 전후 휴가급여 등도 일제히 올랐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올해 실업급여 상·하한액은 1일 6만120~6만6000원으로 지난해(5만4216~6만원)보다 각각 10.9%와 10% 인상됐다.

국민은 새해가 되면 생활이 좀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에 부푼다. 그래서 전국 곳곳의 해돋이 장소에는 연초 첫날 꼭두새벽에 떠오르는 태양에 각자의 소원을 담아 보낸다. 이것이 어제보다는 오늘 ‘좀 더 잘살아 보겠다’는 소시민들의 소박한 심정들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은 어떠한가. 문재인 정부의 지난해 경제정책은 이념적 가치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표퓰리즘으로 청년과 저소득층 일자리가 줄어들고 서민경제가 쪼그라든 한해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펼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빈부격차 줄이기보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분배 악화의 역설이 벌어진 해이기도 했다. 지난 연말 언론사에서 실시한 전국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를 했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국민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연말 청와대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와의 송년 오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해서 경제적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회적으로도 노동단체들의 끊임없는 노동쟁이로 길거리가 노동 깃발로 뒤덮혀졌고 자고 나면 정치권의 민간사찰 시비에다 구속과 자살, 압수수색, 비리 고발 등이 뉴스에 도배질을 하는 현실에 국민은 기가 질렸다. 이런 판에 청와대와 민주당은 신년 인사로 보낸 북한 김정은의 친서에 버선발로 반색을 하며 한반도에 평화가 곧 올 듯한 호들갑을 보이고 있다. 새해 기해년에는 청와대와 정부와 국회와 각급 권력기관과 민노총 등 이 시대 우리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집단들이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실상을 똑똑히 보고 문 대통령이 성탄 덕담으로 밝힌 ‘나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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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동 kingofsun@kyongbuk.com

인터넷경북일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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