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지역 식당·외식업계 새해 벽두부터 가격인상 러시
인건비·원재료값 상승 이중고…팍팍한 서민경제 주름살 더해

3일 낮 12시 대구 수성구 한 식당 계산대에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2019년 1월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2019년 1월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됩니다’

3일 낮 12시 대구 수성구 한 국밥집 계산대에 가격 인상 안내판이 붙었다. 인건비와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업주가 새해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업주 A씨는 매달 순이익이 10∼20% 감소해 식당 경영이 점차 어려워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물가가 계속 올랐고 최저임금까지 인상된 마당에 더는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며 “어쩔 수 없이 메뉴별 가격을 500원, 1000원씩 올리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식당 중 공깃밥을 제공하는 식당들은 500원 정도 가격을 인상했다. 쌀 물가가 치솟으면서 내린 결정이다. 식당 업주 B씨도 지난달 중순부터 쌀이 포함된 메뉴 가격을 올렸다. B씨는 “쌀 40㎏ 한 포대가 6만 원을 넘어서면서 공깃밥을 제공하는 가게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올린 정식 가격도 5500원인데, 100명 이상에게 팔아야 직원들 인건비를 건질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북·대구지역 내 식당 곳곳이 밥값 인상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7530원에서 올해 8350원으로 10.9% 인상된 최저임금과 지난해 대비 치솟은 밥상 물가의 여파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경북·대구 소비자 물가동향을 살펴보면, 경북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상승했다.

특히 같은 기간 쌀 물가가 25.5% 대폭 뛰는 등 농·축·수산물 전체 소비자물가는 7.4% 인상됐다.

도시가스와 상수도료도 각각 3.2%, 1.8% 상승하면서 전기·수도·가스 전체물가는 1.5% 올랐다.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전체 소비자 물가는 1.5% 상승했다.

쌀 물가는 26.8% 인상을 기록하면서 경북 지역 인상 폭을 넘어섰다.

대구는 빵과 곡물, 육류, 수산, 유제품, 과일, 채소 등의 물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랐고 커피와 차 품목 물가만 떨어졌다.

도시가스 물가는 3.3% 오르는 등 전기·수도·가스 전체 물가는 1.2%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최저임금과 물가 상승 여파로 식당가들의 밥값 인상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본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식당가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올해 역시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여파가 미치는 것 같다”며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여부와 이유에 대해 실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재용, 류희진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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